십자군 전쟁 이야기3steemCreated with Sketch.

in crusade •  7 years ago 

cru.jpg

십자군 전쟁 이야기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다.
누가 그랬던가? 최고의 장수는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장수가 최고의 장수라고

십자군 전쟁 이야기 1권에서 2권가지…
신나게 스토리를 전개하던 시오노 나나미는 3권에서 스스로도 흥미를 잃으셨나 보다.
몇몇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빼면 자신의 과거 저작들을 참고하라고 주석을 달고 말았으니
(아프리카 튀니지에 노예로 팔려간 소년 십자군 같은 이야기는 채 한장의 분량도 안된다.)

하여간에 십자군 전쟁이야기는 3권에서 끝을 맺는다.
대단했던 사자왕 리처드와 살라딘과의 에피소드들도 그리 깊지 않게 전개되고
이후의 고만고만한 십자군 원정들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다루진 않는다.

처음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었을 때, 중동에선 중기갑기사에 대한 대항력이 없었다.
온몸을 중기갑으로 에워싼 기사의 옷은 중동의 활들과 어지간한 칼들을 튕겨내면서
마치 현대전의 탱크와 같은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하였다.
덕분에 가장 성공적인 십자군은 중기갑기사에 대한 공격할방법을 제대로 몰랐던 1차 십자군인 셈이다.
(20대 초반의 단크레디 같은 기사는 불과 20여명의 기사로 2천명, 3천명의 상대를 무찌르면서 갈리리 호수 일대를
평정했으니…) 중동의 입장에서 십자군은, 특히 중기갑기사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이슬람진영에서도 중기갑기병에 대항할 방법을 찾게 된다.
더욱이 살라딘이라는 강력하고 유능한 통치자에 의해 이슬람진영이 통일되고 난 다음엔
십자군이 세운 예루살렘 왕국을 무너 뜨릴 만큼 강력하게 된다.
예루살렘 왕국이 무너진 이후의 십자군에선 1차 십자군만큼 강력한 파괴력으로 이슬람군을 몰아칠 수가 없게 되었다.
단 한차례, 사자왕 리처드를 제외하곤 말이다.

예루살렘왕국을 빼앗기고… 유럽의 각국은 크게 술렁이게 된다.
1차 십자군이 지방 영주의 차남들이 중심이 되었다면 3차 십자군 원정은 유럽의 각국 왕들이 나서게 된다.
특히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1세는 10만에 육박하는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십자군에 참여하게 된다.
사자왕 리처드는 뱃길로 군량을 확보할 키프로스 섬등을 점령하고 돌아갔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고
프랑스 필립왕은 리처드보다 조금 먼저 중동에 다달으게 된다.

처음 살라딘도 제일 경계했던 인물은 사자왕 리처드가 아니었다.
10만의 막강한 병력을 지닌 프리드리히 1세를 경계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역사는 아니러니하게도… 중장갑으로 무장한 프리드리히 1세를 얕은 강물을 건너는 도중 물에 빠져 죽게 한다.
(허리정도 높이의 거세지 않은 강물에서 빠져죽은 황제…)
황제가 죽고나자 황제와의 서약 때문에 참가한 지방영주들은 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프리드리히의 아들만이 5000여명의 군사를 이끌고 중동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십만이 넘는 살라딘의 병사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서 스타가 나타난다. 그가 바로 사자왕 리처드다.
사자왕 리처드는 비록 늧게 도착했지만 사자심왕이라 불릴만큼 전투에서 경력도 많고
강한 리더쉽을 가지고 뛰어난 전략을 구사할 줄 아는 영웅이었다.
사자왕 리처드는 붉은수염 프리드리히1세의 죽음으로 사기가 빠진 십자군을 한데에 묶어서 이슬람군과 일전을 벌인다.

그동안 전투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던 지도자들과 템풀기사단,
병원기사단 과 같은 종교기사단에 의지해 전투를 진행했던 십자군들은 수세에 몰리다가 사자왕 리처드의 등장으로 공세로 돌아서게 되었다.

1차 십자군 이후로 이제 이슬람군도 십자군에 적응하여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가졌기에
과거와 같은 소규모 병력으로 대군을 상대한다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지만
리처드의 십자군은 항구도시를 하나 하나 공략해 점령하며 예루살렘을 쳐들어가기 위해 준비를 한다.
그런데, 상대는 이슬람 최고의 영웅 살라딘이었다.
초반 전투에서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느낀 살라딘은 리처드의 십자군이 예루살렘 앞에 집결하자,
지역의 요충지 항구도시 야파를 공략하기로 한다. 불과 500여명이나 있을까?
그곳을 2만명의 대군으로 공략했던 것이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는데… 사자왕 리처드가 왜 대단한 인물인지 반증하는 사건이 등장한다.
리처드는 주변의 몇몇 기사들만 이끌고 재빨리 배를 타고 야파로 돌아갔다.
2만명이 공격하는 작은 항구도시에 천여명의 군사로 막아야 하는 것이다.
대개의 지도자들은 그러한 위험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리처드는 살라딘이 공략하기 몇일전에 야파로 돌아가 군대를 정비하고
처절한 야파공방전에 뛰어들어 선두에 서서 야파를 지켜내고 만다.
야파 공반전을 겪으면서 이슬람측은 리처드에게 크게 겂을 먹게 된다.
중기갑기사를 몰랐던 1차 때도 아니고 아무리 방어전이라지만
천여명의 군대로 2만명을 막아낸 리처드를 보면서 기가 질려버린 것이다.

아군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던 리처드는 전투에만 뛰어난 왕이 아니었다.
아군뿐만 아니라 이슬람측에서도 리처드를 존경하며 두려워했었다.
리처드와 함께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으나 제대로 전쟁을 치루지도 않고
본국으로 돌아간 프랑스왕 필립이 프랑스지역의 영국영토를 침략하고 있었고,
리처드의 동생이 자신에게 대항하여 영주들을 모으고 있었던 상황이라 리처드도 오랜 시간을 중동에서 허비할 수 없었다.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기 전에 왕들은 서로의 영토를 침략하지 않겠노라고 신에게 서약을 하고 참가하게 된다.
그런데 프랑스왕 필립은 서약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교묘히 종교적 정치적 구도를 이용해서
상대방이 없는 틈을 노려 영토를 넓히는데 급급했다.
웃낀건 그가 바로 프랑스인들이 존경해 마지 않아 후세에 오귀스트[존엄한자]로 명명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자왕 리처드가 십자군에 있는 동안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로빈훗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로빈훗 이야기는 여러 가설들이 있는데…
배경은 리처드 시대이고 리처드가 사라져 방만해진 귀족들과 영주들에 대항해 민중들의 편에 서서 싸웠다는 것이다.
나중에 리처드가 돌아오고 평화를 되찾았다. 이런 내용이다.)

리처드는 살라딘과 협약을 맺는다.
침공하지 않을 테니 예루살렘 왕국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해다오! 또한 너희들도 침략하지 말아라!
서로에 대한 신뢰과 존경이 너무나도 강했기에 리처드와 살라딘의 협약은 오랜세월 동안,
살라딘이 죽고 난 이후에도 현명한 통치자 누레딘에 의해서 협약이 지켜진다.
물론 리처드는 고생 끝에 고국에 돌아가 빼앗기려한 왕위와 영토를 수복하게 된다.

이슬람군은 누레딘까지는 외형적으로나마 통일 되어 있었으며, 리처드와 진행한 협약을 깨트리지 않고 철저히 지켰다.
반대로 크리스트교 진영에선 이교도와의 협약은 무효라며 리처드 이후에도 번번히 십자군이 조직되어 중동과 이집트를 쳐들어 가게 된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대개는 별다른 소득도 없이 참패를 당하거나 수모를 겪거나 심지어 노예로 팔려가게 되기도 한다.

아 한가지 빼 놓았다. 리처드가 왜 아군에게 절대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았는가 하면…
십자군 전쟁때에 십자군들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은 부상을 입고 산채로 잡히는 것이었다.
전쟁터에서 죽으면 성전에 참여해 천국에 가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산채로 잡히면 노예가 되어
이슬람의 배에서 평생 노를 젓거나 광산에서 죽을때까지 일을 해야 했다.

성전에선 부상을 입고 잡히면 천국에 갈 수 없었다.
때문에 십자군들은 전투에 참여해 좀 밀린다 싶으면 허둥지둥 달아나야 했다.
하지만 리처드는 달랐다. 그는 십자군 모두에게 서약을 했고 그것을 지켰다.
전투에서 부상당한 사람 누구도 남겨 놓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가 요즘 미군들에서 가끔 듣는 그 내용이다.

십자군 전쟁 이야기는 그 이후로 잡다한 내용들이 전개되지만 사자왕 리처드 같은 영웅은 등장하지 않는다.
사자왕 리처드가 매력적인 것은 전투에 있어서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으로 선두에 섰으나
정치적인 감각에 있어서는뚜렷하지만 고집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십자군과 이슬람과의 분쟁은 1000 여년을 이어져 현대에 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그러한 분쟁의 시대로 가고 있는 듯 하다.
역사와 영토에 대해서 중국과 일본과 마찰을 겪고 있다.

싸우지 않고 전쟁에 승리 할 수만 있다면… 그런 희망을 가져본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