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6236889
전세계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량에서 나이지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대부분의 나라보다 더 크다. 이지오마 은두크웨는 이러한 현상이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 대한 나이지리아인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전한다.
톨라 파두그바그베는 10년 전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며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로 왔던 때를 회상한다.
그때 꿈꿨던 바와는 달리 34세의 청년이 된 그는 이런 저런 직업을 전전하며 최저임금만 받으며 연명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나이지리아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이다.
하지만 2016년 어느 온라인 광고를 보고 파두그바그베는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비트코인에 대해 많은 연구를 시작했죠.” 그는 BBC에 말했다.
“매일 몇 시간씩 유튜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기사들을 읽었어요.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100~200달러 정도를 가지고 시작했죠.”
내년부터 비트코인에 양도세 20%...'주식과 과세차별' 반응도
비트코인보다 더 안정적인 암호화폐를 찾아서
비트코인, 테슬라 등에 업고 연일 고공행진
당시 그의 결정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파두그바그베는 현재 전업으로 비트코인 트레이드를 하면서 다른 투자자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인터뷰 당시 20만 달러(약 2억2000만 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제 개인 소유의 집을 짓고 있는데 건설이 끝나면 이사할 겁니다. 아주 큰 농장도 있어요. 가상화폐 덕분이죠.” 그는 활짝 웃었다. 그는 자신이 언젠가 터질지도 모르는 버블에 가담하고 있다는 우려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이지리아 사람 중에 가상화폐에 손을 대고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사람은 없어요. 아주 큰 기회입니다.”
파두그바그베 같은 이들의 성공담은 수백만 명의 나이지리아인들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끌어들였다.
데이터 전문기업 스태티스타가 2020년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인의 32%가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비중이다.
나이지리아의 2020년 가상화폐 거래량은 4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3위 수준의 거래량이다.
나이지리아는5년이 안되는 기간 내에 경기침체를 극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상황은 어렵다. 때문에 다른 소득원이나 대안 화폐가 매력을 얻고 있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작년 국정화폐인 나이라의 가치를 24% 평가절하했다. 올해에도 10%까지 평가절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편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2008년 7월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라고스의 언론사 창업자인 마이클 우그우는 2018년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팔고난 후 새로운 투자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의 수입이 증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화폐 나이라의 평가절하로 인해 그의 달러화 자산 가치는 떨어졌다.
“나이라는 벌었지만 미국 달러는 잃었죠. 그때 우리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비트코인을 살펴보기 시작했죠.”
가상화폐로의 투자 전환은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