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 본 단톡방 이야기

in crypto •  7 years ago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진지는 이제 두 달

의미 있는 금액으로 투자를 시작한지는 한 달 반이 조금 못 되었네요. 그동안 여러 개의 단톡방과 무료 시그널방을 통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특별한 정보를 얻으려는 생각보다는 관련 기사를 보거나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함이어서 주로 눈팅(?)을 하였습니다.

최근 하락장을 거치면서 존버를 외치는 두 개의 단톡방에서 같지만 다른 흥미로운 반응을 관찰하였습니다. 이를 각각 A방과 B방이라고 칭하겠습니다. 두 방은 모두 무료방입니다.

A방, 일찍이 코인 시장에 뛰어든 방장의 추천으로 괜찮은 종목을 골라 저점에서 존버를 하고 있는 방이며, 타방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의 사람들이 유쾌하게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하락장을 이겨내고 있음.

B방, 자칭 타칭 주식시장에서 30년 있다가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차트를 기준으로 종목을 고르고 있으며, 방장은 아프리카 방송을 하며 차트 보는 방법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설명함. 최근 인원수가 더욱 늘어 수백 명의 사람이 있음.

최근 긴 하락장을 거치면서 B방에는 방 구성원끼리 자주 싸우고 큰 하락을 예측하지 못하는 방장을 조롱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더군요. 오늘도 역시 그런 사람들도 시끌시끌한 가운데 특이점을 발견합니다. A방 사람들의 다수가 B방에 있더군요. 하지만 이들이 각각의 방에서 보여주는 태도에 사뭇 다른 점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A방과 B방을 오가며 B방장만을 조롱합니다.
처음에는 저 또한 대화내용을 웃으면서 보았는데 시간이 거듭될수록 B방장만 조롱 받는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그런 조롱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더군요.

먼저 두 방에서 추천했던 종목을 비교한다면 수익률(손실) 면에선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제가 비슷한 시기에 두 방의 추천 종목에 투자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합니다. 물론 개개인의 투자시기와 수익률에는 차이가 있겠지요.)

하지만 두 방장이 하락장에서 보여준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A방장의 경우는 하락장을 대했던 본인의 미숙함을 인정하고 구성원들에게 사과를 합니다. 다시 상승을 할 때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반면, B방장은 정부 탓, 단타 쟁이 탓을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상승만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얼마 전 본인이 왜 하락 시그널을 말하지 않고 상승 시그널만을 말했는지를 밝히는데 직접적인 사과나 해명이 아니기에 방장의 맘을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여튼 그렇다고 해서 B방장의 이러한 태도가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만큼 잘못된 걸까요? A방장은 미리 사과를 했으니 논외 대상이 되고, 사과를 하지 않는 B방장은 잘못된 걸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방장과 마찬가지로 B방장은 어떠한 댓가 없이 자신만의 논리로 자기 신념으로 이 시장을 해석하고 이야기 했을 뿐입니다. 차트라는 도구로 많은 사람들을 '혹'하게요. 물론 B방장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임을 알고도 적절한 시기에 하락 시그널을 주지 않았고, 하락 시그널을 주지 않는 이유 역시 시간이 지난 이후에야 밝혔다는 것에는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방장은 어떤 댓가를 바라거나, 사람들에게 강요를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차트 강좌를 비롯해 암호 화폐와 관련된 공부를 하여 개개인이 본인만의 원칙을 갖고 투자할 것을 권했죠. 결국 지금의 손실의 책임은 하락 시그널을 주지 않은 B방장 탓이 아니라 그 당시 투자를 결정한 자신들의 몫인 거죠.

사람은 자주 자신의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편하고 쉽게 도망가는 방법인 '남 탓'을 택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고 숨어버린다면 스스로에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요? 더 좋은 투자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저 또한 이번 하락장으로 꽤 많은 손실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힘들지만은 않은 것은 제 투자 방법을 복기할 시간을 가지게 되며, 암호 화폐 시장을 큰 틀, 거시적인 세계경제 흐름과 같이 이해하고 공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의 의견에만 기대 투자하고, 그로인한 손실은 남탓하는 투자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신껏 공부하여, 자신의 원칙대로 투자하고, 그로 인해 성과를 얻을 때에야 진정한 투자의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인사드리네요. 반갑습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첫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신껏, 자신의 원칙대로 투자하는 것이 값진 투자의 기쁨이라는 것에 공감합니다. :) 반갑습니다.

저는 하락장에서 계속 물 탔어요... 물을 몇 번이나 탔는 지

6000찍기 전날에 마지막으로 물 탔었는데

하루 차이로 물 제대로 못 타서 너무 아쉬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