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횡단보도를 걷다가 왼쪽으로 머리를 돌렸어요. 그 결과 이 방향으로 정차를 해야 할 정도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버스정류장 쪽으로 눈을 돌린 뒤 좌회전하려는 의도에 의한 행동이 아니었던 것이다. 걷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길을 확인하면서 일상의 경험이 습관적 행동으로 떠올랐다고 느낀다.

왼쪽 고개를 뒤로 돌려 앞을 향하던 그 무렵, 사실상 횡단보도를 건넜고, 왼쪽에서 앞까지 본 장면도 곳곳에 걸린 교통 표지판이었다. 공중에 매달린 안내판이 한꺼번에 눈에 띄었다. 놀라운 것은 그 사람이 공중에 매달려 있는 공사를 즉시 인정하고 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