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1984 - 조지오웰 : 한 개인이 끝없이 무력해지는 순간

in dclick •  6 years ago  (edited)

조지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라는 제목으로 나온 에세이집과 <카탈로니아 찬가>등의 저서로 그의 철학과 사상적 배경에 상당한 관심이 생겨서 보게된 책이다. 원래 전체주의적 사상에 대한 경고로 유명했던 책이었기에, 필수 정복도서라는 의무감 비슷한 것 또한 나를 자극했다.

책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반전적인 요소가 있어서 책장을 넘기기 수월했다.



주인공인 윈스턴 스미스는 진리부에서 일하는 외부당원이다. 그는 과거에 신문기사, 각종 통계등을 수정하는 일을 한다. 초콜릿 배급량을 원래보다 적게 배급을 하면, 과거에는 적게 배급된 양보다 더 적은 양으로 수정하여 초콜릿 배급량이 과거보다 늘어났다고 하는 식이다. 그렇게 과거는 지배된다.

한 시간 전만 해도 생각조차 못했던 오길비 동무의 존재는 이제 사실로 굳어졌다. 죽은 사람은 만들어낼 수 있지만, 산 사람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묘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결코 존재한 적이 없는 오길비 동무가 이제부터는 과거 속에 존재하게 된다. 일단 날조 행위가 잊혀지고 나면, 그는 샤를마뉴 대재나 줄리어 시저처럼 확실한 증거 위에 틀림없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p. 69, 민음사)

윈스턴 스미스가 사는 집부터 거의 모든 공간은 통제당한다. 집에 있는 텔레스크린으로 그의 행동, 말과 생각을 지배한다. 언어 역시 새로 만들어졌다. 신어(newspeak)는 단어의 수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단순화 시켜, 당에 대한 반역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참고로 당원이 아닌 노동자들은 사람이 아닌 동물취급을 받기 때문에 신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텔레스크린에는 소리가 계속 나온다. 이 소리는 끌 수가 없다. 윈스턴 스미스는 텔레스크린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는 윈스턴이 생각을 이어갈 수 없도록 방해를 한다.

텔레스크린의 소리가 윈스턴의 귀에 거슬려서 생각을 계속 이어 나갈 수가 없었다. 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담배를 물자마자 혓바닥에 담배 가루가 반쯤 터져 나왔는데 그 쓴 담배 가루를 다시 뱉어 내기 어려웠다. 오브라이언 대신에 빅브라더의 얼굴이 그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p. 168,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랙션 미니북063)

결국 윈스턴은 일주일에 하루 저녁씩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가 텔레스크린의 음악에 뒤셖여 시끄럽기 짝이 없는 어두컴컴한 공장에서...(후략)...(p. 183, 민음사)

이 세계에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중 하나인 성욕도 통제당하고 만다. 당에게는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고 그런 목적을 위하지 않은 행위는 기본적으로 역겨운 것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가족이 생겨난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족의 개념은 무의미하게 된다. 아이는 부모를 끝임없이 감시한다. 당의 신념과 반대되거나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순간 당에게 고발하고, 그렇게 부모는 애정부로 가게된다. 그렇게 가족이라는 개념은 자체는 없앨 수 없는 것이었으나, 사실상 그 존재의미는 퇴색해버리고 만다. 한편 작중에서 부모의 반응은 여러모로 씁쓸한 인상을 준다.

"누가 자네를 고발했나?"
윈스턴이 물었다.
"어린 내 딸이야."
파슨스가 애절한 빛을 비치면서도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
"그 아이가 열쇠 구멍으로 엿들었어. 내가 한 말을 드고 나서 그다음 날 바로 경찰에 신고해 버렸다니까. 일곱 살 난 어린아이 치고는 아주 똑똑하지 않아? 딸한테 유감 같은 건 없어. 사실 내 딸이 자랑스러워. 어쨌든 내가 애 하나는 제대로 키웠다는 걸 증명해 줬으니까."(p.134, 더클래식 세게문학 컬랙션 미니북064)


인간의 욕구는 철저히 통제당한채, 가족은 서로를 감시하고, 텔레스크린을 통한 감시와 끝임없는 노래소리로 사고를 방해하고, 신어로 어휘 자체를 줄여나가고, 과거는 조작된다. 그렇게 개인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당과 빅브라더만이 존재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이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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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 조지오웰은 손을 대고 싶은데 못 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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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시간나실 때 꼭 한번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

명작품이죠. ㅎㅎㅎ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소름끼치죠 :) 감사합니다 ^^

잘보고갑니다 ~~! ^^ 현재 주 1회 독서 후 서평쓰기 챌린지 #13 모집중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https://steemit.com/promisteem/@promisteem/1-13-10-15-10-21-10-16-3)

감사합니다:) 언제나 커뮤니티를 위해서 수고하십니다 ^^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주욱....좋은 도서비평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