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도가설 vs 수요견인가설
즉, 기술이 먼저인가, 수요가 먼저인가?
이 문제는 어찌보면 계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를 다루는 문제만큼 곤란한 질문일 수도 있다.
우선 기술주도가설에 알맞는 사례라면 우연한 발명, 즉,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기술이어야 한다. 자동차나 항공기를 예로 드는 경우도 많은데, 최초의 자동차나 항공기가 발명되었을 당시에는 그저 하나의 구경거리 정도로 치부되었을 뿐, 그 수요가 없었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는 넓게 봤을 때, 발명자 자신이 '필요했기 때문에'만들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적어도 1명의 이상의 수요는 있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또, 하나의 논쟁거리는 통신기술이나 핵기술, 우주항공기술과 같은 혁신인데, 이는 전쟁 혹은 그 외의 국가의 경쟁우위를 위한 '필요'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확히 기술주도가설을 설명할 수 있는 사례는 무엇인가.
참 의미의 '우연한' 발견은 의약 분야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구태어 기술주도가설을 설명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약을 예로 들 수 있지 않을까?
본래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 된 것이었으나 우연히 남성 발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남성 기능 약제로 쓰이게 된 '비아그라'는 어떨까?
말 그대로 이 약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남성의 기능'을 '약'으로 조절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거의 세간에 존재하지 않았고, 우연한 계기로 발견된 이 약제의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한 후로 폭발적인 수요가 창출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세상의 고개숙인 남자들의 염원이 존재하고 있는 세상에 등장한 것이 아닌가!
그럼 반대로 수요견인가설을 생각해보자. 수요가 있어서 기술이 개발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의 경우는 어떨까?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조직이다. 이윤이 없는 '기술'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괄목할만한 기술의 혁신은 말그대로 '돈이 되기 때문에' 현실화된다.
그러나 현재 반도체 기술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새로운 공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제작 기술은 과연 우연에 의해 발견될까, 필요에 의해 개발될까?
애초의 반도체의 발견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살충제는 기존의 유독성 물질을 '벌레가 귀찮아서' 살충용으로 만들었으니, 수요견인가설에 합당하지 않을까? 그럼 애초에 그 유독물질은 우연에 의해 생겨났는가, 필연에 의해 생겨났는가?
결론은, 기술주도가설도, 수요견인가설도 완전히 독립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통합'의 시대인 현재 모든 기술이 풀뿌리처럼 다른 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이분법적 구별은 의미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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