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제 어금니 꼭 씌워야 하나요? 떼우면 안될까요? part I

in dental •  6 years ago  (edited)

"원장님, 다른 병원에서 씌워야 한다는데. 떼우면 안될까요.?"

신환 (첫 내원한 환자) 에게 온 환자에게 종종 받는 질문이다.
그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에서야

"그럼요! 되죠."

라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능력' 이 내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대부분, 진단을 내리고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진단이 나온다.

가령,

깨진 치아가 있다면,

범위에 따라 우리는 파절된 부분의 복구를 위해

  1. 재료를 바로 넣어 굳혀 떼우거나. (레진, 보험재료 등)
  2. 본을 떠서 떼우거나 . (인레이, 온레이)
  3. 전체를 씌우거나. (크라운)

..

  1. 증상 없다면 깨진 채로 지내보는 옵션이 있다.

저렴하게 떼우라고 권유 했더니 한달을 못가는 치료를 권하는게
환자를 위한 일 만은 아닐 수도 있고.

당장 큰 비용을 부담하기 싫은데
작은 파절에 무작정 씌우자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치료방법의 선택에는 파절 범위와 함께 고려 할 수 있는
치료들에는 사회경제적 측면들과 재료학적인 측면의 장단점이 있다.

개인이 선호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고, 의사는 그 의견을 존중할 의무가 있으며

각 의사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 반영되기도 한다.

훌륭하신 스승님밑에서 배운 것은
현란한 술기나 'technique'이 아니라
환자를 위하는 'attitude' 였던것 같다.

이 인간의 attitude 란 향기와도 같아서
아무리 막으려고 보이지 않게 상대방이 알아채는 것이다.

짧은 임상의 경험이지만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환자도

납득이 가는 진단과 진료의 선택지를 듣고 번쩍 뛰며 화를 낸 적은 없었다.

어쩌면, 환자들이 치과에서 힘들어 하는 것은
과잉진료 때문이 아니다. 수가 때문이 아니다.

적어도 내 몸의 일부인 '이' , 한번 빠지면 다시 나지 않는 '이' 의 상태가
어떤건지.
어떤 치료가 가장 좋을지.
세심하게 설명을 듣고 알고 싶고, 위로 받고..
치료 받고 싶은 것일 거다.

궁금하다면 씌우지 않고 떼울 수 있는지,
그냥 놔둔다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물어보자.

듣고도 모르겠다면 또 물어보고,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하자.

의심하지 않고 묻는 질문에
정성껏 답하지 않을 의사는 드물 것이다.

"씌울 수도 있고 떼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음은 다치지 말고 가세요! 마음은 씌울수도, 떼울수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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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기 전에는 약간의 과잉진료에 대한 불신이 있었는데,
의사 입장에서 쓰신 글을 읽고나니 생각의 변화가 생기네요..

미세먼지 만큼의 풀못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matt788587님 안녕하세요~ 답글에 응원받았어요.
치과관련 궁금한것이 생긴다면
자유롭게 묻고 답 할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