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찍어 주세요 / 김숙희]

in dgim58984 •  9 months ago 

[가을을 찍어 주세요 / 김숙희]

지금 나의 입안에는
닿소리가 떠나려 해요

그 동안 아름다운 말을 다 삼켰지 뭐예요

단풍잎이 붉다 맵시 자랑하려는 데
어제 모은 노을빛이
자꾸 빛이 바래지려 해요

억새가 바람에 날아간
연인들의 밀어를 찾아
맥없는 소리만 윙윙거립니다

그대에겐 모국어를 가르쳐 주지 않을래요

그대가 도착할 땐 가을이
이미 떠나고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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