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근에 대한 소회

in diary •  5 years ago  (edited)

본인이 다니고 있는 회사는 공공기관이고, 교육서비스업을 하고 있다.
주말까지 총 7일 일을 하고 주말 이틀은 특근비를 받는 형태이다.
주말에 합법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특근비가 월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평달 월급 360, 월급 190 특근수당 170정도?

하지만 문제는 대통령이 주 52시간제를 회사에 강제로 할당하면서부터 일어난 일이다
사측은 주말 특근을 특정 업무의 위탁으로 보았고, 노조는 업무의 연장이라고 보았다
노조가 주 52시간 준수를 외치자
사측은 노조에 전면적으로 협조했다

특근은 주 52시간에 맞춰서 야근까지 감안해서 주말 이틀 하던것이 하루로 축소되었고
평일에 하던 야간 특근도 사라졌다
특근 수당에 대한 근거도 사라진 것이다

강제로 하루 쉬긴 하게 되었다 아 그건 좋아졌다 간만에 낮잠도 자고,,
하지만 달 170만원 정도 받던 수당은 어느새 50만원 가까이로 떨어져 버렸다
월급을 풀로 저축하던 심지어 월급 초과분마저 적금으로 붓고 있던
나같은 특근부서 근로자의 삶은 절약을 거듭해도 살아가기 힘들 지경이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강제로 휴무는 도입되었지만 하는 일은 전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까딱하면 일찍 출근한 것의 보상으로, 유연근무? 조퇴 식으로? 또는 늦게 출근하는 식으로 휴무를 주긴 하는데..
일이 줄어야 뭔가 쉬는데?
심지어 수당을 벌 기회마저 사라지니, 수당에 많은 의미를 두었던 직원들이 퇴사하기 시작한다

오 이거 왠지 친구한테 들었던 중소기업이 망하는 루트인것 같다
회사생활의 리워드가 줄고, 직원이 빠져나가며, 일이 남은 사람들에게 재분배된다.

면직 서류도 최근 빗발치고 있다 의외로 이 직장은 이탈율이 적었었다.
돈은 적고 워크타임은 길지만, 난이도가 낮고 무엇인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뿌듯한 장점이었다.
3주간의 면직 문서(사직 인사명령)를 보고 있자니 직원들이 나 입사한 이래로 이렇게까지 최대로 나간 적이 없네.
인사시즌이 끝나고 업무분장까지 완료되었는데
직원들이 이탈하는 것은? 휴식을 보장하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하는 노조의 의견과는 상반된 것이 아닌가?

어느날 일 하는 중 뒤에서 누군가가 주말에 하루 쉬니 좋아졌지? 라는 말을 하길래
"헛소리하고 자빠졌네"라고 혼잣말을 지껄였는데
그 말을 한 분은 높은 분이었다. 오 맙소사.. 주워담을 수 없는 실수를 할 뻔 했다 ㅋㅋㅋ 인생 찍힐뻔..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돈벌려고 회사오지, 쉬려고 올거면 백수하고 7일 쉬는게 합리적인 것 아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52시간이고
누구를 위한 휴식 보장이며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참 좋은 직장이었는데...정책 한방에 시궁창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노사가 그냥 한마음으로 이것은 특정근로의 위탁이라고 주장해야 되는게 아니었을까..
강제로 국가가 투박하게 정해버린 52시간제도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꼴이 우습고 면도 서지않는 슬픈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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