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in digitalnomad •  6 years ago  (edited)

Once Upon A Time,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2년 전,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강사가 동기 한 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얼마나 오랫동안 회사를 다닐 건가요?”
“저는 35년 이상 다닐 겁니다!”

순간 강당 여기저기서 ‘와~’하는 작은 탄성들이 흘러나왔다.
35년이라… 그것도 한 회사에서?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숫자였다. 채 입사 한 달도 안 되었던 시기이고 나름 자부심이 있던 회사라 금방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지만 35년이라는 숫자는 가늠하기도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지금은 3번째 회사를 꾸준히 다니고 있다. 나름 성취감도 후회와 좌절도 맛봤다. 어차피 그런 것들은 받아들여야 하는 봉급쟁이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그러던 중 작년 초였나 유튜브에서 ‘ONE WAY TICKET’이라는 짧은 영상을 보고 나도 ‘디지털 노마드’라는 것을 막연히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고 내 주변머리로 창업은 어림도 없고, 회사일 말고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작은 고료를 받고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션이 전부였으니 그 밑천으로 ‘디지털 노마드’라는 테두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사항 정도.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발리의 후붓을 검색해보고 위워크와 같은 공간들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무작정 그 공간으로 들어가 옆에서 보든 말든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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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오면 조금 더 홀가분하게 다니기 위해 작년 여름부터 작업 환경도 스타일도 바꾸기 시작했다. 아무리 크기가 작다 하더라도 맥북에 와콤 태블릿은 무겁고 번거로울 것이 뻔하므로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을 선택했다. 일 년 정도 그렇게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제 제법 자연스러워졌다. 요즘은 20년 넘게 사용하던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보다 Adobe Draw, Procreate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덜렁덜렁 달고 다니던 외장하드도 Creative Cloud, Dropbox로 바뀐지 오래되었다. 각 소셜미디어에 꾸준히 개인 작업을 올리며 사람들을 반응도 살피며 감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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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가 다르다. ‘직’과 ‘업’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해야 할 시기가 가깝게 오고 있다. 조급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일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해야 할 것을 찾지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다행히 더 담금질을 할 시간은 좀 남아있는 듯하다. 일 년 전 낭만의 눈으로 바라보던 디지털 노마드를 나의 4번째 직장으로 생각하고 준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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