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 패키지(줄거리/등장인물/명장면/리뷰)

in drama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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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자전거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프랑스 프리미엄 투어로 패키지 여행을 떠난 7명의 관광객들과, 가이드 윤소소의 8박 10일간의 여행이야기

•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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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1. 소소&마루의 이야기

윤소소(이연희). 대학 시절 남자친구만 바라보고 무작정 프랑스 유학을 떠났지만 결국 홀로 남겨져 가족과도 연락이 끊긴 채 가이드 알바를 전전하며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산마루(정용화). 국내 제일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대학 동문이자 상사인 여자친구와 사내연애 중이다. 신약개발 불법 자료를 발견해 문제 삼아 궁지에 몰리지만, 뜻이 다른 여자친구와의 갈등으로 함께 예약한 프랑스 패키지 여행에 결국 홀로 몸을 싣는다.

8박 10일 동안 소소와 마루는 서로의 아픔과 고민들을 털어놓고, 위로해주기도 하며, 어쩔 땐 말실수도 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예전 점집에서 소소가 들었던 운명의 남자가 마루 같다. 운명을 믿지 않으려고 했는데, 믿어야 할까?

전혀 다이나믹하게 휘몰아쳐 보이진 않지만, 열흘이라는 짧은 시간이 무색하게 깨가 쏟아지는 데이트도 하고, 오해도 하고 풀기도 하며 여느 연인들이 겪을 잔잔한 일렁임은 다 겪는다. 패키지 여행이 종료되는 순간,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될까?

Theme 2. 경재&소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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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최우식). 여러 번 직장을 옮기다 결국 사업에 도전 중이다. 투자만 받으면 모든게 해결 될 것 같은데, 참 쉽지 않다. 소란과 7년째 연애 중이며, 투자확정도 나고 7주년 기념일에 맞춰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프랑스 패키지 여행을 떠난다.

한소란(하시은). 그저그런 대학을 나와, 그럭저럭 경력을 쌓고, 고만고만한 회사에 다니며 월급을 받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자. 사랑마저도 평범할 줄이야. 경재와의 프랑스 여행 직전, 집안 좋고 외모 준수하고 능력까지 좋은 만인의 연인인 팀장님에게 고백을 받는다.

추운 바람이 불자 경재가 팔짱 끼자, 라고 말하면 당연하듯 각자 팔짱을 끼며 걸어가는 설렘은 모두 증발해버린 7년차 커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멋지게 투자 결정 나고 프로포즈 하고 싶었는데, 투자도, 둘 사이의 관계도 모든게 어긋나기만 한다.

자신이 한심해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만큼 쪽팔리고 화나는 순간에도 곁에서 위로해주는 방식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커플.

Theme 3. 갑수&복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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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갑수(정규수). 전형적 가부장적인 남편.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양반. 가평가든 오리백숙 집을 운영중이지만 일은 커녕 카운터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자리만 지키는 게 일상이다. 그런 양반이 갑자기 아내에게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한복자(이지현).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살면서 제일 많이 한 말은 그만해요 그만. 다혈질에 목소리만 큰 남편을 안절부절해 하며 말리는 것이 일상이다. 그래서 남편이 여행을 제안했을 때도 썩 내키지 않았다.

갑수는 마음으로는 끔찍하게 부인 생각을 한다. 제발 안 아팠으면 좋겠고, 평생 둘이 끝까지 걸어가고 싶어. 근데 남자가 체면이 있지 어떻게 표현을 해. 당연히 알아주겠지.

복자는 죽을 때가 오니 억울해 죽겠다. 평생을 침울하게 남편 눈치만 보다 살아온 것 같다. 참, 말할 수도 없고. 끝까지 속으로 혼자 삭히고, 끙끙 앓고 있다.

표현보다도 진실된 마음이면 충분하다는 남자와 제발 한번이라도 표현을 해줬으면 하는 여자.

Theme 4. 연성&나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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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성(류승수). 여행 내내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통화를 한다. 나현의 여행메이트이지만 둘이 무슨 관계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나현이 해달라는 건 다 해주고, 궁금해 하는 건 대신 물어봐주고, 용돈도 팍팍 준다.

나현(박유나). 여행 내내 시도때도 없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는다. 뭐만 하면 돈 달라며 연성을 부추긴다.

이 험난한 세상, 나 혼자만 생각하고 살고 싶어 발버둥쳐도 서로를 끔찍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유일한 관계, 가족. 그래서 화도 제일 많이 나고, 서운한 것도 제일 많다. 나현은 연성이 제발 자기 생각 말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선택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연성의 선택에 있어 항상 마지막 관문이 나현인 것은 절대 벗어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 마지막 관문 조차 자신이 원하는 선택이다.

•명장면/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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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나 마치 마루씨 애인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너무 좋아서 한국으로 따라가고 싶을 정도였어요. 운명을 느낀다는게 이렇게 좋은 거 였구나. 그런데 운명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어요. 나요. 나는 아직 나를 더 사랑해야돼요.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사람에게서 그것을 채우려고 할거예요. 좀 더 봐달라. 좀 더 사랑해달라. 사랑 뒤에 꼬꼭 숨어서 아무것도 못할 거예요.

<더 패키지> 11화 윤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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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손 잡고 둥글게 서볼까요? 포인트 제로. 프랑스어로 뿌앙제로라고 하는데 여기가 파리 중심이에요. 뿌앙제로를 밟으면 다시 파리로 돌아오게 된다는 전설이 있어요. 여러분 모두 파리를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수많은 가이드 중에 저와 인연을 맺게 되어 감사하구요. 그리고 파리에서 보낸 시간들을 모두 사랑하길 바랄게요. 우리 꼭, 다시 만나요.

<더 패키지> 11회 윤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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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 : 나 죽는대요. 암이래. 나 죽는다고.

갑수 : 무슨 말 같지도 않은..뭘 죽어. 죽긴 누가 죽어?

복자 : 그래, 내 화 낼줄 알았어.

갑수 : 화 안나게 됐어? 왜 쓸데없이 암 같은거 걸려가지고, 왜! 걸렸으면 걸렸다고 말을 하지. 옷 정리하고, 영정사진 찍고, 혼자 울고, 뭘 잘했다고 뭘!

복자 : 알고.. 있었어요?

갑수 : 내가 등신이야 그걸 모르게?

복자 : 알고 있으면서도 내한테 그랬어요?

갑수 : 안 그러면 뭐, 암 걸렸다고 내가 업고 다닐 줄 알았어?

복자 : 그래요! 업고 다닐 줄 알았네. 아프지 말라고 업고 댕길 줄 알았네.

갑수 : 마음으로 아끼면 됐지. 무슨 기생오래비도 아니고. 왜 마누라한테 알랑방구를 껴!

복자 : 어째 그렇게 사람이 뻔뻔해요? 나 죽는다는데 눈물 한방울도 안나요?

갑수 : 그럼? 남자가 돼가지고 질질 짜고 다닐까? 하나님 부처님 찾아다니면서 기도라도 해? 남편은 하늘이고 부인은 땅인데 든든하게 자릴 지켜줘야지. 맨날 울고 살면, 응? 나까지 울면 마음 약해져서 암 같은거 못 이길까봐..더 웃고 살려고 내가..(울먹거리다 오열) 내가.. 당신 한번이라도 더 웃으라고. 아프지 말라고. 어떡하라고! 남자는 우는거 아니라고 배웠는데 평생을! 평생을 이렇게 등신같이 살았는데! 이제와서 어떡하라고! 나 두고 가면 나는 어떡하라고!

복자 : 참 잘 배웠네요.. 그런거는 누가 가르쳐주나 몰라. 그람해요. 고만 좀 해요.

갑수 : 아프지 말어!

복자 : 알았어요. 내 안 아플게.

갑수 : 그래! 그래그래. 아프지 마.

<더 패키지> 11화 갑수&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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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 몽생미셸 도착했어?

마루 : 어.

예비 : 화 많이 났구나.

마루 :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예비 : 출근해. 출근해서 파일 넘기고 잘못했다고 해.

마루 : 나 잘못한 거 없잖아. 그냥, 그냥 내 편 들어주면 안돼?

예비 : 편 들어준다고 무슨 문제가 해결되는데? 너 지금 무단 결근에 업무태만이잖아. 파일이라도 넘겨놓고 빨리 출근해서 무조건 빌어. 회사가 얼마나 무서운 조직인지 알잖아.

마루 : 그래서 공항 안나왔어? 무서워서?

예비 : 그런식으로 말하지마.

(중략)

너 바보니? 회사에 나 말고 니 편 들어줄 사람 있어? 나라도 남아서 너 지켜야 되잖아. 왜 그 생각을 못해! 이제 그만하고 돌아와.

마루 : 어디로? 너한테? 아니면 회사로?

예비 : 둘다. 너 용기있는 사람이야. 내가 알아. 근데 세상을 바꾸는 건 용기지만 세상을 유지하는 건 타협이야. 우리 조금만 현명해지자, 어? 이번 일 잘 해결하고 연말 휴가 같이 가자. 크리스마스 맞춰서. 기다릴게. 빨리와. 대답..해줄래, 마루야?

마루 : 알았어. 내일 들어가는 표 있는지 확인해 볼게.

예비 : 고마워, 끊을게. 사랑해.

<더 패키지> 3회 마루&예비

그냥, 마루와 예비 둘 중 누구도 틀렸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것 같아서. 둘의 완전히 다른 인생관이 드러나는 장면. 정의와 이상을 외치는 남자와, 냉정하고 현실적인 여자.

니는 여행가방이 뭐라 생각하노? 짐을 싸다 보면 안 있나. 내가 누군지 알게 된다. 필요한 옷가지 몇가지 싸는게 다가 아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게 뭐고 또 제일 무서워하는게 뭔지, 내가 포기해야 되는게 뭔지도 알고 또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게 뭔지도 알게 된다. 니는 어떻노? 새 가방 사가, 새로 짐을 한 번 꾸려봐라. 그라믄 내가 누군지 알게 되고, 또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은지 알게 될기라.

<더 패키지> 12회 성동일 사장님

너무 평범하다. 적당한 구름. 적당한 햇빛. 적당한 눈물. 이럴 때 비라도 내리면 비련의 여주인공 같을 텐데. 비가 올 리가 없지. 난 한 번도 이 세상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으니까. 난 그저 오천만 국민 중 하나. 팔백만 근로자 중에 하나. 칠백명 직원 중 하나. 백육심만 변비인 중 하나. 그저 그런 대학을 나와, 그럭저럭 경력을 쌓고, 고만고만한 월급을 받고 사는 딱 평균치의 여자. 남다를 것 하나 없는 대한민국의 엑스트라.

<더 패키지> 6회 한소란

나도 평범하다. 그래서 우정이건 사랑이건 인연을 맺는 것 자체가 참 아름다운 것. 이렇게 대단하리만큼 평범한 나도 그 관계 속에선 특별한 주인공이 되는거니까.

모르겠다. 내 마음에 드는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하면 멋지고 행복해질지. 내 마음에 드는 내가 되고 싶다. 더 이상 격렬한 무언가도 없지만, 더 이상 가슴뛰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 무엇에도, 어떤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내 마음에 드는 나를 찾아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답을 찾는 프랑스 영화처럼.

<더 패키지> 6회 한소란

•리뷰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게, 각자의 시점이 모두 등장한 형식이라서 참 좋았다.

'어떤 사람의 어떤 행동이나 선택을 보던, 내가 모르는 그 사람만의 이야기나 사정이 있을 테니 멋대로 판단하지 말자'. 내가 항상 노력하고 실천하려고 하는 점이다. 그런데 무의식중에 멋대로 판단해버리는 나를 발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마 평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더 패키지>는 이런 내 노력의 방향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줬다. 나이든 아저씨가 다혈질이어도 그냥 어른이니까 참고 넘어가면 안되나? 왜이렇게 예민해, 라고 생각했던 소란이도 복자 사진 최선을 다해 찍어주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모습 보면서 미안했고, 큰소리만 뻥뻥치는 갑수가 미웠지만 센 강 유람선에서 복자 앞에서 처음으로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또 가슴이 애렸다.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어서 모든 사람의 행동이 정당화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미워하더라도 그 사람의 행동과 그 사람 자체는 분리해서 미워할 것 같다.

이상과 현실이 적절히 녹아든 드라마. 취직도, 결혼도 뭐하나 쉽지 않은 청춘들의 삶, 인생의 마지막에 대해 고민하는 노부부, 가장 쉬우면서 어려운 관계인 가족 등 인간의 현실적인 삶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반면 여행지에서 만난 가이드와 관광객의 불타는 사랑, 운명적인 재회는..드라마는 드라마다ㅎㅎ 그래도 뭐 그런 맛에 혼자 엄마미소 지으면서 드라마 보는거지. 동양적으로 아름다운 이연희와 이목구비 화려하게 잘생긴 정용화 비주얼 합도 좋아서 눈이 즐겁다.

적절한 유머포인트, 아름다운 영상미, 적절히 아슬아슬한 수위, 사이다 포인트. 모든게 적절했고 완벽했던 드라마. 참 여행가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

아, 다시 유럽 가면 나도 소소와 마루처럼 유럽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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