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블록체인 게임이란 이오스 나이츠를 제외하고 게임다운 게임의 모습을 갖춘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크립토 키티는 기발하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했지만, 사람들이 오래 즐기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크립토 키티를 하기 위해서는 매번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고, 그 수수료는 너무 비쌌습니다. 사람들은 블록체인의 성공을 응원하면서, 혹은 누군가 내 고양이를 더 비싼 값에 사기를 원하면서 이더리움을 지불하고 고양이를 샀습니다.
크립토 키티라는 블록체인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했습니다. 작은 고양이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체를 마비시키기도 하고, 어떤 고양이는 2억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고양이의 가치보다 더 큰 돈을 주고 고양이를 구매해야 했습니다.
이 고양이가 정말로 2억의 가치가 있을까요?
이더리움으로 스마트 컨트랙을 개발하는 것은 매운 어려운 일입니다. 이더리움의 질주가 멈출 것 같지 않던 시절, 컨트랙 하나를 배포하는 것에만 1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습니다. 추후에 수정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실제의 삶에 적용시키기에는 너무 멀기만 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을 구현해냈다는 사실은 혁신적이었지만, 첫 번째 작품의 숙명과도 같이 완벽한 작품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잠시 스마트 컨트랙을 떠나 있는 동안, 이오스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매번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고 트랜젝션 처리는 매우 빠릅니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만드는 것도 이오스라면 가능해 보였습니다. 저와 저희 팀, 우리는 여기에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오스라고 해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계정은 이미 계정을 가진 누군가가 대신해서 만들어 주어야 하고, 이오스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CPU와 NETWORK 대역폭을 스테이킹하고 램을 사야한다고 설명해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면 90% 사람들은 시작조차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오스 나이츠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 페이지에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는 댓글이 도배되어 있죠.
많은 사람들이 스캐터 지갑을 사용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오스 계정을 만드는 일도 장벽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개척자의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히 많은 게임이 튀어나오고 있지만,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작품은 많지 않습니다. 그냥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블록체인 게임을 만드는 것은 훨씬 더 어렵지만 의미있는 도전인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많은 게임들을 기억하고, 그 게임들의 이스터 에그를 추억하는 것처럼, 우리의 게임도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