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투잡 8개월

in essay •  last year  (edited)

쿠팡과 컬리 물류센터에서 투잡한 지 8개월 쯤 된 것 같다 시간이 어떻게 간 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7개월인지도 모르겠다 쿠팡에서 두 달 하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컬리에서 두 달 정도 했고 다시 쿠팡으로 다닌 지 세 달이니 아마도 7개월인 것도 같다 요즘은 쿠팡 시흥 1센터로 다니는데 신선센터다 일용직이 할 수 있는 공정은 다 해본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른데 나는 냉동 집품이 가장 힘들다 추운 것보다는 손이 아프기 때문이다 손이 시려운 정도가 아니라 손가락에 마비가 올 것 같은 통증이 오는데 이 통증이 너무 괴롭다 내가 원래 손발이 찬 편이라 한여름에도 손이 차가운데 냉동 챔버에 들어가면 손가락 통증이 극심해진다 어제는 멀티 포장에 줄을 섰는데 갑자기 어 집품 하실줄 아시네요 집품에 줄 서세요 라고 해서 집품으로 갔는데 내 차례가 되서 관리자가 냉동이라고 해서 저 포장하면 안 될까요 라고 물어보고 다시 포장으로 줄을 갈아탔다 그렇게 내가 하고 싶던 멀티 포장을 했다 어젠 22라인에서 했는데 22라인 9명 중 8명이 모두 마음에 안 들었다 가운데 리빈과만 잘 맞았다 내가 공정 중에 멀티 포장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시간이 가장 잘 가기 때문이다 전날엔 가장 편하다는 냉장 집품을 했는데 시간이 너무 안 갔다 일이 쉬우면 시간이 잘 안 간다 힘든 일을 해야 시간이 잘 간다 멀티 포장은 어려운 편이라 시간이 잘 가기 때문에 내가 선호하는 공정이다 아니 욕심을 부리는 공정이랄까 솔직히 라는 표현 싫어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냉동 집품만 아니면 다 괜찮다 멀티 포장을 하고 싶다는 건 배부른 소리고 욕심일 수밖에 없다 그냥 냉동만 아니면 된다 나중에 시간 잡아서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에 관한 모든 것을 써보고 싶다 아내는 쿠팡 물류센터를 배경으로 소설을 쓸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라고 긍정적으로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비록 빚을 갚기 위해 하루 3 시간 자며 투잡을 뛰지만 이 경험은 분명 소설의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일부러 읽기 힘들게 썼다 읽는 사람 없게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보팅 내역을 보니 역시 다행이도 아무도 안 읽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