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의 불루3]나는 부처가 아니다

in essey •  4 years ago  (edited)

한동안은 운명론에 빠져있었다. 직감으로 떠오르는건 모두 내가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집을 보러다니면서, 시험을 도전하면서, 운동을 하면서, 누구를 이해할때, 어려워보이지만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저 정도는 내가 감당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무리하게 내 몸과 마음을 혹사 시키면서 과감히 뛰어들었다.

실상은 무너졌고, 몸이 아파왔고, 무엇보다 지쳐갔다.
그 안에서 '힘을 내야지' 라며 응원했지만, 결국 힘을 못냈을때 오는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왔는지.
날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했던 나의 오만이였다.

그래, 모두 내 책임이지. 내가 감당할 수 있을정도로 도전하고 실행했어야 했다.
나의 이상을 너무 높이지 않는 것 또한 나를 사랑하는 일임을 깨닫는다.

요즘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데, 예전에 다쳤던 무릎과 발이 다시 아파왔다.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나 의지력이 강한 사람은 오히려 신체의 고통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아플때 무리해서라도 달린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결국 부상을 입고, 부상을 입으면 달리기를 못하니 무기력이 찾아온다고 한다.

몸은
'잠깐 좀 쉬어죠요. 나 너무 힘들어요.'
라며 호소하는데,
그 몸의 욕심쟁이 주인은
"아냐, 넌 더 달려야해. 이런걸로 쉬면 어떡해! 내 몸이 된만큼 열심히 일해라."
하며 갑질아닌 갑질을 한다.
그토록 싫어하던 회사처럼.

삶을 살아가면서 마음의 고통을 뒤로 하고 계속 달렸을때,
결국에 오는 결과가 납득할만한 그리고 얻고 싶은 결과라면 그만한 보상이 있겠지만,
만약 정작 기대한만큼의 답이 아니라면? 욕심의 대가라면?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억, 뒷면이 나오면 -1억이라는 도박에 배팅을 하겠는가?
유튜브 신사임당은 자신이 -1억을 감당할 수 없다면 도전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50퍼센트의 확률로 인생을 송두리채 버릴 순 없으니깐.
그치만 그게 나였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10억을 위해 -1억쯤은 감당할 수 '있겠지.' 라며 무자비하게 밀고 나갔다.
결과가 안좋으면 내 탓이 아니라고 뒷걸음질치며, 다시 인생이 왜 이럴까하며 자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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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내 탓이였고, 내 욕심으로 인한 대가였다.
"지레 겁먹고 주저하지말고 도전해봐."
라고 말하던게 나였는데, 그 말의 화살이 결국 나에게 돌아왔다.

그릇을 찢어서 넓힐 수 있는 고통 또한 내가 감당할 수 있다면 하는거고, 아니라면 안하는거고.

BUT, 그러기전에 내 그릇에 물이 가득 찼나부터 확인해보자.

그릇을 찢어지는 시기는,

나를 온전하게 사랑해서 내가 완전히 발휘될 수 있을때,

그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태평양이나 우주만큼의 넓이를 가진
부처가 아니다.
자만과 오만은 결국 무지보다
못한 결과를 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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