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푸드코트 입점 목표…"비빔밥·떡볶이 등 패스트푸드 판매"
벽지 관련 사업서 대박…인도 진출 한국기업 돕는데도 앞장
"인도 내에 인구 100만∼300만 명 정도의 도시가 30∼50개 정도 됩니다.
도시별로 매장을 하나씩만 내도 최대 50개죠. 한국 식당이 없는 곳을 중심으로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인기 한식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서 폼블럭(단열벽지) 등 벽지 관련 사업을 하는 정현경(56) 인트라고(INTRAGO) 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준비하는 K푸드 관련 사업 아이템에 관해 소개했다.
그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연합뉴스가 27∼30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월드옥타 인도 벵갈루루지회장 자격으로 참가했다.
14억 명의 인도 시장은 한때 '한류 불모지'로 불렸지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로 한국 대중문화의 주목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관심 속에 비빔밥과 떡볶이 등이 인기다.
정 대표는 "인도는 트위터에서 한국 관련 트윗 수가 전 세계 9위인 나라"라며 "현지인들이 한식 관련 '먹방'(먹는 영상)을 자주 찾아보고 열광하는 것을 보며 K푸드가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록다운(봉쇄령) 기간이던 2020년 6월 한 한식당을 인수했다.
빵과 양념치킨을 팔며 사업 가능성을 확신한 그는 사업 확장을 위해 최근 '코밥'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정 대표는 "뉴델리와 뭄바이에 이어 인도에서 한인이 3번째로 많은 곳이 벵갈루루"라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좋아하는 비빔밥, 떡볶이, 라면 등을 패스트푸드 형태로 내년부터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사업에서 실패를 거듭하다가 벽지 관련 사업으로 방향을 튼 뒤 성공 스토리를 쓴 정 대표의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자유분방한데다가 늘 도전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굴지의 국내 대기업에 입사한 그는 3년 반 만에 통신 장비 관련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월급쟁이로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마흔이던 2006년 인도 남부의 경제 도시 벵갈루루로 떠났다.
과거 회사에서 2년간 인도 주재원 경험이 있던 그였지만 벵갈루루 생활은 쉽지 않았다.
현지 사업에서 실패해 당시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의 절반 정도였던 2억 원을 허공에 날리기도 해 사회적·정신적인 타격도 입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타일 사업을 거쳐 벽지 사업에 뛰어든 그는 2009년부터는 무역 분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인테리어와 장식에 관심이 많은 인도인을 겨냥해 실사 출력도 담당하며 고객을 늘려나갔다.
정 대표는 "건축 자재인 타일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며 "벽지는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라 예술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한국 제품이 경쟁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돕는데도 적극적이다.
정 대표는 "인도에서 사업을 할 때는 현지 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루트로 상황을 살핀 뒤 사업을 시작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며 "초기에 사업 비용을 한 번에 투자하지 말고 천천히 늘려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