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속담 #11]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깊고 푸른 숲속에 동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어요. 그 마을에는 재주 많은 원숭이, 키키가 살고 있었죠. 키키는 나무를 타는 데 있어서 만큼는 그 누구도 자신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숲에는 또 다른 나무타기의 선수, 다람쥐 라미가 있었어요. 라미는 작고 날렵해서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듯 오가는 솜씨가 일품이었죠.
둘은 나무타기 실력으로 숲속에서 가장 유명해서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했어요. 키키는 ‘내가 더 크고 힘이 세니 나무타기라면 내가 최고지!’라고 생각했고, 라미는 ‘내가 더 작고 날렵하니 나무타기라면 내가 최고야!’라고 생각했어요.
하루는 숲속의 동물들이 모여 대회를 열기로 했어요. 숲에서 가장 높은 나무에 누가 가장 빨리 도착하는지를 겨루는 대회였어요. 키키와 라미는 자신만만하게 참가했어요.
드디어 대회 날이 되었고 숲속 모든 동물 친구들이 구경하러 왔어요. 키키와 라미는 나무 아래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서로를 노려보았어요.

“이번에야말로 내가 최고라는 걸 보여주겠어!”

라고 키키가 말하자

“이번 대회에서 내가 더 나무를 잘 탄다는 걸 보여줄 거야!”

라고 라미가 맞받아쳤어요.
출발 신호가 울리자 키키와 라미는 동시에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어요. 키키는 힘을 이용해 커다란 나뭇가지를 힘차게 잡고 올라갔고, 라미는 빠른 속도로 나무 사이를 날듯이 올랐어요. 긴팔로 성큼성큼 나무를 오르던 키키가 조금씩 라미와 격차를 벌렸어요. 키키는 자신이 라미보다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지나치게 자신만만해 하던 키키는 자신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는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잡았어요.

‘우지끈!’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키키는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키키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본 동물들은 모두 깜짝 놀랐어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니까요. 키키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라미는 잠시 멈췄어요.

‘키키가 떨어졌어! 어쩌지? 이대로 올라간다면 내가 나무타기 최고가 될텐데......’

라미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바로 나무에서 내려가 키키에게 달려갔어요. 키키는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다니! 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 그때 라미가 다가와 말했어요.

“키키,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부끄러워하지 말고 다친 곳이 없는지 살펴보자.”

키키는 라미의 말에 위로를 받았어요.

“라미, 너도 나무에서 떨어진 적이 있단 말이야?”

키키가 물었어요. 라미는 웃으며 대답했어요.

“물론이지. 나도 몇 번이나 떨어졌어. 하지만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라가는 거야!”

그 말을 들은 키키는 용기를 얻었어요.

“맞아,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다시 올라가 보자!”

키키는 다시 나무에 올라가기로 결심했어요. 이번에는 라미와 함께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무를 타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은 큰 소리로 응원했고 결국 키키와 라미는 함께 나무 꼭대기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그날 이후로 키키와 라미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어요. 서로의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라이벌인 동시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어요. 숲속 모든 동물 친구들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용기라는 사실도 배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