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속담 #4]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in fairytale •  4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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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깊은 산속에 용이 되고 싶어 하는 이무기, '적이'와 '청이'가 살고 있었어요. 둘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며 서로를 형제처럼 아끼고 사랑했어요.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시련도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었지요. 용이 되기 위해 수련을 시작한지 100년이 지났을 무렵, 적이와 청이 앞에 산신령이 나타났어요.
"너희 둘의 심성이 곧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하구나. 이 산속에는 천년 묵은 산삼이 있단다. 그것을 먹으면 너희도 능히 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년 묵은 산삼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귀한 것이니 너희가 함께 노력해서 찾아보아라."
산신령의 도움에 적이와 청이는 용기가 샘솟았어요. 둘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힘을 모아 천년 묵은 산삼을 찾기 시작했어요. 온갖 위험에 마주칠 때도 서로를 격려하며 포기하지 않았어요. 마침내,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신비로운 빛을 내는 천년 묵은 산삼을 발견했어요. 둘은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을 췄어요. 그런데 적이의 마음속에 욕심이 싹트기 시작했어요.
'천년 묵은 산삼이 한 뿌리밖에 없어. 이걸 나눠 먹었는데 둘 다 용이 되지 못하면 어쩌지? 만약 천년 묵은 산삼을 나 혼자 먹으면 확실히 용이 될 수 있을 텐데......'
고민하던 적이가 청이에게 말했어요.
"청이야, 산삼을 찾느라 많이 지쳐있으니 잠시 쉬었다가 함께 먹자. 내가 망을 보고 있을 테니 잠깐 자고 일어나."
청이는 적이의 말을 믿고 깊은 잠에 들었어요. 청이가 잠들자 적이는 천년 묵은 산삼을 가지고 멀리 도망쳐버렸어요. 그리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천년 묵은 산삼을 꿀꺽 삼켰어요. 그 순간, 적이의 몸이 붉은 빛을 발하며 하늘로 솟아오르기 시작했어요. 마침내 적이는 용이 되었어요. 그러나 혼자서 용이 된 적이는 기쁨보다는 깊은 죄책감이 들었어요. 구름에 몸을 숨기고선 청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한편, 잠에서 깬 청이는 적이가 돌아오지 않자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천년 묵은 산삼을 먹지 못해 용이 되지 못한 사실보다 적이를 잃은 슬픔이 훨씬 더 컸어요.
“적이가 나보다 더 간절하기 용이 되고 싶었나 봐. 이렇게 떠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줬다면 기꺼이 천년 묵은 산삼을 양보했을 텐데...... 적이야, 미안해.”
청이는 떠나버린 적이를 생각하며 울고 또 울었어요. 청이의 진심 어린 마음을 본 적이 역시 펑펑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적이의 눈물은 비가 되어 온 세상을 적셨어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배신감이 컸을 텐데 청이는 오히려 나를 더 걱정하는구나. 내가 청이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을 줬어. 이대로는 안 되겠어.”
적이는 조심스레 청이에게 다가갔어요. 그리고 자신의 여의주를 건네주며 말했어요.
"청이야, 정말 미안해.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되니까 제발 이 여의주를 받아줘. 너야말로 용이 될 자격이 있어."
청이는 적이가 멋진 용이 된 사실에 감탄했어요. 그리고 자신에게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기뻤어요. 처음엔 적이의 여의주를 거절했지만, 적이의 진심을 느끼고 여의주를 받았어요. 여의주를 받은 청이의 몸은 하늘로 솟아 올랐고 푸른 빛이 나는 아름다운 용으로 변했어요. 반면 적이는 여의주를 잃은 탓에 힘을 잃고 서서히 죽어갔어요.
“가여운 적이야. 제발 기운을 차려줘. 이렇게 영영 떠나가 버릴 줄 알았다면 나는 절대 여의주를 받지 않았을 텐데......”
청이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적이는 쇠약해져 갔어요. 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적이는 청이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어요.
"네가 아름다운 용이 되어서 정말 기뻐.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나에게 축복이었어. 한순간 욕심에 너를 슬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 내가 떠나면 슬픈 기억은 모두 잊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
적이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조용히 눈을 감았어요. 청이는 적이 앞에 꼼짝하지 않고 앉아 울고 또 울었어요. 청이의 울음 소리는 천둥이 되었고 눈물은 비바람이 되어 천지를 뒤덮었어요. 바로 그때 산신령이 나타났어요.
“어허 이 녀석아. 너 때문에 온 세상이 겁에 질려 버리지 않았느냐. 내가 이 불로초를 줄 테니 친구 녀석에게 먹이거라.”
청이는 눈물을 멈추고 불로초를 적이에게 먹였어요. 깊은 숨을 몰아 쉰 적이 몸에 강렬한 붉은 빛이 맴돌더니 홀연 사라졌어요. 적이는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어요.
“적이야!”
“청이야!”
둘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그 후로 청이와 적이는 세상을 이롭게 하며 천년 만년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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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에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