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무덥던 토요일, 2019년 5월 25일 오후였다. 성동문화재단 주최로 진행된 다양성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성동문화광장에서 열린 다양성 행사, [다양성洞에 무지개 꽃이 피었습니다]는 개인적으로 무척 귀여운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동’구의 이름과 다양함을 상징하는 ‘무지개’의 부담스럽지 않은 적절한 조화가 퍽 마음에 들었다.
더운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행사를 찾았을까, 사실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많은 성동구 주민들과 관련 단체에서 부스를 차리고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쪽에는 푸드 트럭까지 준비 완료! 성동문화광장을 가득 매운 파란색 부스들. 부스 안에서 직접 가지고 나온 물건들을 판매하는 구민들. 부스들을 돌아다니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방문객들. 본 행사에서는 유독 아이와 함께 행사를 방문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성동구에서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실제 성동구민들이 방문객 지분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서울 도심 안에서 이렇게 정겨운 행사를 만난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나도 직접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방문 손자국을 남겨보았다. 매직으로 나의 손을 따라 그린 후, 손바닥 위에 1년 동안 지킬 다양성에 대한 다짐을 적었다.
(사진의 가로 본능...당황스럽...ㅎ)
내가 다양성을 대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양성의 의미를 재고하는 것이다. 다양성은 다양하다는 것. 즉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틀렸다는 생각은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 표현인 반면은 다르다는 생각은 객관적인 사실을 묘사한 표현이기에,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를 자신의 판단으로 결론지을 수 없기에, 늘 틀림이 아닌 다름을 기억하고 싶다.
[다양성洞에 무지개 꽃이 피었습니다]는 단일 행사였기에, 오후 4시 무렵 뜨거웠던 행사의 열기는 끝이 났다. 다양성이라는 단어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 다양성을 주제로 한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은 무척 뜻 깊은 일이었다. 행사를 통해 만난 다양성은 뭔가 특별한 단어가 아니었다.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다름, 그것이 한 자리에 어우러지고 그 어울림이 만들어내는 색과 소리가 행사가 전하는 궁극적인 다양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성洞에 무지개 꽃이 피었습니다] 덕분에, 그간 어렵게만 느꼈던 다양성이라는 단어와 조금 더 친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