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기록 #65

2025.2.16(일)

주말에 종일 방안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니 별의별 생각이 떠오른다.
최근에 겪은 억울한 일들은 개인적으로 보면 너무나 억울하지만 그 영역을 확대해서 큰 범위에서 보면 별 대단한 일도 아니다. 같은 사건을 보더라도 범위를 달리해보면 의미가 달리보이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또 다르다. 그것이 세상의 부조리, 진정한 모순이 아닐까.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모든 것이 모순이다. 살고 있는 사람은 모두 생존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지만,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한다. 우리는 이런 세상이 부조리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부조리 한걸까. 그 부조리라는 말도 모순된 하나의 관념이 아닐까.
인류는 그동안 자연에 순응하고 살고, 신에게 순응하고 살고, 권력과 돈에 순응하고 살고, 결국엔 기술에 순응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AI 알고리즘이 만들어 놓은 최적화된 개개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살면 더이상 부조리하지 않고 천국같은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히 완벽한 것은 없고 부조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 형태만 바뀔 뿐.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이 고민은 시간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미래의 누군가는 계속 비슷한 고민을 할 것 같다. 모든 인류가 사라질때까지.

오늘은 바다가 참 아름답다. 오늘따라 오래전 저 바다에서 사고로 돌아가신 선배님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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