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기록 #83

in food •  7 days ago  (edited)

2025.3.19(수)

질 볼트 테일러 박사의 네 가지 캐릭터 이야기가 참 흥미롭다. 어떤 상황 속에서 순식간에 분노의 감정이 나를 장악할 때 나는 그때마다 명상수행으로 습관적 분노를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화가 나는 것은 나의 부족한 수행 탓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질 볼트 박사의 이야기는 나에게 그 외 다른 추가옵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네 가지 캐릭터가 각각 존재하며 상황에 따라 내가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다는 그녀의 주장은 언제든지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열쇠를 손에 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그녀가 말하는 네 가지 캐릭터의 특징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캐릭터 1: 좌뇌사고, 과거 경험을 통한 인지, 의식, 분류, 통계, 판단, 효율
캐릭터 2: 좌뇌감정, 과거 경험을 통한 불안, 걱정, 의심, 조심, 근심, 분노, 우울
캐릭터 3: 우뇌감정, 지금 이 순간의 경외, 즐거움, 공감, 창조, 기쁨, 호기심, 소탈
캐릭터 4: 우뇌사고, 지금 이 순간의 사랑, 용서, 연결, 더 높은 차원의 판단, 화합

대부분의 인간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우뇌형 인간으로 태어난다. 그러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의 경험이 축적되면 좌뇌형 인간으로 변하게 되고 더 늙으면 힘이 빠지고 죽음에 가까워지면 서서히 우뇌적 공감과 사고를 하는 즉,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하는 전뇌적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뇌의 성장흐름이 아닐까 싶다. 예수나 부처와 같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대한 성자들은 아마도 전뇌적 존재에서 더 나아가 완전한 우뇌적 존재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경우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더라도 이와 비슷하다. 어릴 땐 하고 싶은대로 캐릭터 3과 4가 마음껏 활개를 쳤었다. 그러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제재를 받으면서 점차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쌓였다. 어른들의 제재와 훈육으로 캐릭터 2가 불안해 하고 캐릭터 2의 불안이 커지면 캐릭터 1이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캐릭터 2를 안심시켰다. 그렇게 캐릭터 1과 캐릭터 2 즉, 좌뇌의 영향이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나는 좌뇌형 인간이 되는 변화를 겪었다. 이 후, 사회생활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좌뇌적 감정과 사고만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사람들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서는 우뇌적 감정과 사고가 중요하는 것을 느끼고 명상과 독서를 통해 우뇌를 활성화 하기위해 현재까지 노력 중이다. 즉, 나는 전뇌적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내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런 성장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군분투 중이다. 나의 캐릭터 2로 인한 불안과 걱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캐릭터 1이 상황을 정리하며 내 정신줄을 꽉 잡아준다. 그러다 어느 날 누군가 캐릭터 2로 나에게 문제를 따지고 든다면 나의 캐릭터 2는 봉인해제가 된다. 나의 캐릭터 2와 상대방의 캐릭터 2가 맞붙는 경우는 정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이 경우는 질 볼트 테일러의 책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누군가 한 명은 캐릭터 2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내가 빠져나오는 것이 최선이다. 모든 경우를 고민해봐도 가장 좋은 대안은 아래인 것 같다. 상대가 가족, 동료, 친구, 그 누구든 상관없다.

우선, 캐릭터 4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싸주며, 캐릭터 1또는 캐릭터 3으로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조심스럽게 대응해 나간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서로 예민한 상황에서 미리 시나리오를 짜서 대응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내 캐릭터 2가 갑자기 튀어나와 내 삶을 최악으로 뒤흔들 수 있다. 나는 '얕보이면 안돼!' 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온다. 그러나 상대방은 결코 나를 얕보는 게 아니다. 단지 상대방은 이 상황이 너무나 불안하고 초조해서 견딜 수 없는 상태일 뿐이다. 이것만 꼭 기억하고 미리 짜둔 방법대로 실행해 나가면 되겠다.

<식사메뉴>

  1. 엔칠라다 (Enchiladas Verdes de Pollo)
  2. 치킨베이크 (Chicken Bake Tipo Costco)
  3. 프리홀 (Frijoles Puercos)
  4. 커피, 삐따야빵


image.png

오늘의 메뉴

#food #mexico #krsuccess #book #thinking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imag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