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과 아이스하키 국대

in gaesung •  7 years ago 

아이스하키 팀에 대해 사람들이 분노하는 문제는 세대 문제의 성격이 굉장히 강하다. 자기 세대가 불이익을 당한 것을 자기가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과 박근혜가 오랜동안 추진해온 분할 통치(divide and rule) 전략 중 세대 분리 전술이 먹혀든 것으로 봐야한다.

근거가 뭐냐고 근거를 대라면 구체적으로 댈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기운이 전해져 온다.....가 아니고 개성공단 폐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된다. 개성공단처럼 국가가 극단적으로 개인들에게 엄청난 불이익을 강요했던 적이 없다.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 그렇게까지 분노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이유는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공장을 운영할 정도의 사람들은 재산이 넉넉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하지 않은 처지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을테고,
그렇다고 재벌들처럼 뭘 바라고 그 사람들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을만큼 넉넉하지는 못하다.

세대적으로 볼 때도 인터넷 여론을 이끄는 2-30대 남성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감정이입의 여지가 적다.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학창시절을 보낸 2-30대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이들은 개성공단 문제를 북한에 대한 응징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들이 몇년 뒤에 군대를 가야한다거나 예비군이라서 전쟁나면 전장에 투입된다는 계산까지는 못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이스하키 팀 문제는 전혀 다르다. 세대적으로도 동일하며 자신들이 받은 혹은 받았다고 생각하는 불이익 혹은 차별과 굉장히 닮아있는 형태로 벌어졌다.(물론 그 불이익의 대부분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벌어진 일이라는건 생각 못했다고 본다.) 더구나 자신이 가기싫은 군대를 가야하는 이유이며, 쓸데없이 세금을 퍼붓게 만드는 북한과 사이좋게 지내서 이런 짓을 벌이다니(평화비용이라는 개념은 머릿속에 없다고 본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되버린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들의 재산을 별다른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하루아침에 몰수한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서는 별 반응도 하지 않던 넷 오피니언 리더들이 아이스하키 팀 문제에는 극단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 문제는 감정적인 문제라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하루아침에 공장 문을 닫게된 공장주들과 아이스하키팀 국가대표 팀에서 못뛰게 된 선수들 중 누가 더 큰 피해를 봤는지 모르겠나? 하지만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풀릴 문제는 아니다.

지속적인 설득과 설명이 필요한 문제다. 이 문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싸지르고 문재인 정부가 치워야 하는 수많은 똥 가운데 하나이며 꽤 중요한 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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