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개념의 허구성

in georgism •  7 years ago  (edited)

추미애를 비롯한 조지스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토지는 공급이 한정된 자연 자원이므로, 시장의 수요-공급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국가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제한하여 한정된 자연 자원을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 얼핏 그럴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단언컨대 우리가 사용하는 어떠한 재화도 자연으로부터 오지 않은 것은 없다. 지금 필자가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갤럭시 S8을 생각해 보자. 여기에 들어간 반도체의 원료는 규소다. 인쇄회로기판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자연 자원인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물질이다. 그외 금, 희토류, 철 등 갤럭시 S8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한정된 자연 자원이다. 갤럭시 S8을 만드는 생산라인을 구성하는 요소도 궁극적으로 분석해 나가다 보면 한정된 자연 자원이다.

그래서 조지스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 세상에 사유화 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장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원의 무한성이 아닌, 그들이 이야기 하는 '자원의 희소성'에 있다. 자원은 희소하기 때문에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게 중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시장이다.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메커니즘은 '가격'과 '이윤 동기'를 통해 작동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시급하게 수요하는 상품일수록 가격이 높다. 이 때 기업가는 가격을 신호로 삼아, 한정된 자원들을 최선으로 결합하여 시장에 내놓는다. 한정된 자원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니 얼마나 효율적인가! (중앙은행의 재량적 통화정책으로 유발되는 시장의 비효율과 그에 따른 경제 공황은 시장의 영역이 아닌 중앙은행이라는 사실상 정부기관의 실패이므로 논의에서 제외된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토지는 분명 희소하다. 그러나 희소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가져야 한다. 이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토지로 이윤을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윤을 냈다는 것은 그 토지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문에 잘 투입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토지로부터 얻어지는 소득은 세간의 인식과 달리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업용 토지를 매입하여 소득을 내고자 한다면, 유동 인구의 흐름을 철저히 계산하여 상업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짓는 데에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건설한다고 끝이 아니다. 거기에 좋은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이 들어와야 토지로부터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좋은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을 토지 소유자가 어떻게 판단하는가? 바로 임차인들의 지불 용의, 즉 임차인들이 지불하고자 하는 임차료가 기준이다. 높은 임차료를 지불하려는 사람일수록 그만큼 그 토지에서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토지 소유자가 높은 임차료를 지불하는 사람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다.

그렇게 선택한 임차인이 부가가치 창출에 실패하면 토지 소유자는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토지 사업은 위험 사업이다. 다시 새로운 임차인을 모집하면 되지 않겠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실패가 반복될수록 상권은 슬럼화되고, 토지 소유자가 제시할 수 있는 가격도 하향하기에 맞지 않는 얘기다.

재차 강조하건대 상권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유동인구가 몰릴 곳을 예측하고, 그곳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가능하다. 이대 앞이나 지방의 舊 도심처럼 투자의 실패로 상권이 무너지는 경우는 빈번하다. 그만큼 '위험 투자'라는 것이다. 한 때 전국 최고의 상권은 명동이었다가, 강남으로 옮겨가더니, 작년엔 광화문이 1등 먹었다. 그만큼 상권의 변동은 유동적이고 변화를 만드는 것은 최종 소비자다.

요컨대 한정된 자원일수록 가격은 비싼 것이 당연하고 비싸야 한다.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는 것은 자원을 사용해, 그 비싼 가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의 결과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잘 충족한다는 것이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면, 사람들의 삶은 더 괴로워진다. 여기 저기서 상권이 슬럼화되어 우리가 원하는 재화를 공급하는 사람들이 사방에 뿔뿔이 흩어져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좋을 것이 뭔가. 삶이 더 불편해지지 않겠나.

c.f.1 주거용 토지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다. 상업용 토지가 효율적으로 배분되어 업무 지역과 상업 지역이 형성되면 그 인근에 주거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올라간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유형의 주택을 많이 지으면 되는데, 토지가 극도로 좁은 도심이나 부도심에선 고도의 수직 증축과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하면 된다. 서울 외곽지역에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토지'는 한정적 자원이지만 토지로부터 창출되는 공간은 그 제한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늘어나게 되며, 토지의 활용도 역시 이윤 동기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토지에 자유를 허하라.

c.f.2 사실 조지스트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 조지의 지공주의를 이해한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다. 조지는 토지세를 물리는 게 해답이라고 했는데, 추미애는 국가가 소유권을 갖는 게 정당하다고 한다. 사이비 조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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