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부의 봉투

in ghost •  7 years ago 

1

지난 해(2016년), 안면 있는 직장선배 집안 어르신께서 돌아가셔서 장례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장례식은 밤새 열리는데다가 너무 멀어 부득이하게 불참하고 부의금만 보내드리기로 했다.

그 장례식에 출석하는 지인에게 부의봉투를 맡기기로 약속하고 그 날은 책상에 넣어놓았는데
다음 날, 선배가 출근해서 직접 부의봉투를 전해드렸다. 그리고 그 후로 1년이 지난 어느 날….

얼마 전 책상서랍을 뒤지다가 작년에 선배에게 건넸던 부의봉투가 나왔다.
‘어라? 내가 하나 더 만들었었나?’ 라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런 적은 분명히 없었고, 봉투에 적힌 필적도 작년에 건넨 봉투와 같았다.

그리고 오늘, (2017년 6월 28일)

과장 부인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이번에도 역시 부의만 내기로 하고 책상 서랍속의 그 봉투를 부장에게 건네며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내 봉투까지 전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분명 방금 부의 봉투를 갖고 있는지 전화로 확인했고 분명히 있다며 내용물까지 확인한 참이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 다시 책상 서랍을 확인해 보면 아까 전 그 봉투가 그대로 있는 것이다. 섬뜩한 기분이 들었지만 다시 전화를 해 보면 분명히 내 봉투는 잘 전달됐다는 대답뿐이다.

그럼 지금, 내가 들고 있는 봉투는 뭘까?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