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그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권력을 가지는 것과 같은 것처럼, 돈은 한 개인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부지런히 일을 하거나, 로또를 통해 또는 코인 투자를 통해 횡재를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엄청난 부를 지닌 부부가 서로 불협화음을 내고 급기야 파국을 맞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돈은 사람의 정신적 행복까지 보장해 주지 못한다. 돈이 보장하는 것은 사람의 금전적 행복, 이것이 돈이 보장할 수 있는 한계이다. 이는 19세기 영국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부를 쌓은 영국은 경제적으로 강대국이 되었지만, 물질만능주의로 가득 찬 사회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또한, 물질만능주의는 당대 사람들의 도덕을 파괴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것을 여실히 말해 주고 있는 소설은 「Charles Dickens」가 쓴 “위대한 유산”인데, 이 소설은 돈으로 인해 도덕과 어렸을 때 지닌 순수함을 잃어버렸지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돈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라는 유산을 받는 주인공의 성장 소설이다. Charles가 이 소설을 쓴 시기가 한참 지났지만, 물질만능주의라는 단어는 오늘도 세상에 존재한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았을 때, 필자는 돈이 인간 특히, 한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해 준 작품이 「Scott Fitzgerald」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이다.
우선, “위대한 개츠비”에 나온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나왔는데, 특히 필자는 Daisy를 최악의 등장인물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그녀의 겉과 속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린 아이와 같이 천진난만하고 모든 남자들이 반할 만큼 매력적인 목소리를 지닌 공주와 같은 특징을 지녔지만, 자신을 열렬히 사랑했던 Gatsby를 버리고 그녀의 남편 Tom을 선택한 그녀의 행동에서 필자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Tom이 가져다주는 물질적 행복으로 인해, 자신의 남편을 선택한 정신적으로 타락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그녀의 겉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게다가, Myrtle을 차로 치여 죽인 자신의 죄를 Gatsby가 대신해 Wilson에게 총살을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화환도 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Tom과 같이 유럽 여행을 떠나는 무책임하고 썩어 빠진 행동을 일삼았다. 이러한 그녀의 행동들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작 “Lolita”의 Lolita의 행동을 생각나게 했다. 아버지뻘 되는 Humbert를 사랑했지만, 끝내 그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살지만, 특히 Humbert의 돈을 받고 너무나 기뻐하는(Humbert가 경찰에 잡혀간다는 사실을 모른 체) 그녀를 보면 Daisy의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 중에서 가장 선한 인물은 Nick이라고 생각한다. Tom, Myrtle, Daisy, Jordan은 물질주의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반면, 그는 그러한 삶에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Gatsby를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그를 향해 <당신은 그 썩어 빠진 놈들을 합한 것보다 더 가치 있어요.>라고 말한 부분, 그의 장례식에 참여하는 부분 그리고 뉴욕에 환멸을 느끼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물질주의에 저항하는 영웅적인 면모를 조금은 느꼈다. 그런 면모를 조금 느낀 이유는 그의 저항이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필자도 Nick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별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맨 마지막 부분에 그가 Tom을 만나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는 장면은 필자가 Nick이라도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고 다시는 그와 얼굴을 마주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슬펐던 인물은 주인공 Gatsby였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매일 밤 파티를 열고 Daisy를 차지하기 위해 밀매업을 해서 많은 부를 쌓아 금전적으로 성공했지만, 끝내 Daisy에게도 버림받고, Nick과 올빼미 안경을 쓴 남자(Nick이 Gatsby의 서재에서 만난 사람)를 제외한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도 버림받는 등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희생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더 슬펐던 것은 Daisy를 향한 사랑이 너무 순수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자신을 사랑해 주던 예전의 Daisy가 아닌 그녀를 죽기 직전에도 생각하고, 그녀와의 추억을 되돌릴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그녀를 위해 죄를 뒤집어쓰는 등 이러한 사실들이 필자를 슬프게 했다. 비록 그가 많은 이들을 속이고 금주령이 내려진 1920년대에 주류를 판매하는 불법을 자행해 성공했지만, 한 사람 만을 위한 순수한 사랑과 조건 없이 여는 파티를 생각해 보면, 책 제목 그대로 그는 1920년대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정말 위대한 Gatsby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 「Fight Club」의 주연 Brad Pitt(극 중 Tyler)의 대사 중 <우린 2차 대전, 경제 공황은 겪지 않았지만 정신적 공황에 고통 받고 있다.>, <우린 필요도 없는 값 비싼 옷이나 고급차를 사기 위해 개처럼 일한다.>라는 대사를 보면 물질만능주의가 인간의 정신을 얼마나 좀 먹는지 알 수 있다. 로또를 통해서 많은 부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과 친구를 잃게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자기 자신의 착한 본성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돈을 얻기 위해 위의 대사 그대로 개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만약, Gatsby가 21세기에 진짜 현실의 인물로 나타나서 산다면, 그도 많은 부를 얻기 위해 개처럼 일하거나 파워볼을 사거나 코인 투자를 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소설에 나온 것처럼, 불법 판매를 해서라도 돈을 쓸어 담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1920년대에 미국은 1차 대전에서 승리하여 많은 부를 얻었지만, 그와 동시에 당대 미국 사람들은 물질 만을 쫓는 정신적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상실의 시대’를 살았다. 물질주의……. 지금도 존재하는 이 단어, 지금까지 사전에 그대로 존재하는 이 단어. 어쩌면 지금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도 이 단어로 인해 정신적인 순수함을 잃어버린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상실의 시대’를 ‘풍요로운 시대’로 바꿔줄 한 영웅은 영원히 우리 시대에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