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침에 책읽는 남자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in growthplate •  6 years ago  (edited)

방학이 끝나고 대부분의 수업을 저녁에 하게 되었다.

최근 단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아내를 위해 아침을 준비해주고

아내가 출근하면 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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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예전에 책을 읽을 때는 '지식을 넣어 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지?' 싶기도 하고,

남들 앞에서 '책 좋아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독서를 했던 적도 있다.

사실이다. 그리고 충분히 외적 동기였다.

요즘은 기쁘게 책을 읽는다. 엄밀히 말하면 독서를 하는 자체도 기쁘지만,

최근에 읽고 있는 책 내용이 내게 기쁨을 준다.

얼마 전 아내가 내게 말했다.

'오빠 책을 읽으면 간접적인 경험을 하는 것 같아. 책 속에서 창업도 해보고 다른 나라도 가보고

책은 정말 좋은 것 같아'

너무 식상할 만큼 많이 들었던 말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처음으로 '책을 통한 경험'이란 말에 뇌가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진짜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책이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흥미진진하다. 기쁨이 느껴진다.

갑자기 '국어 선생님도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한꺼번에 몇 권의 책을 동시에 시작한다.

그리고는 하루에 읽고 싶은 만큼만 읽는다.

최근 읽고 있는 책들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다.

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간혹 주변 어른들이 말하곤 했다.

작가 유시민


'유시민이는 너무 똑똑해서 싫어'

요즘에도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똑똑해서 싫다'라는 말이 너무 싫다.

무슨 맥락 없는 말인가 싶다. 자신의 열등감이란 이야기인가?

유 작가가 똑똑해서 우리 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말인가?

나는 유시민 작가가 좋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지식인으로서 지식을 활용할 방법에 대해서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지식인이 되고 싶다.

겸손을 떨며 '저는 지식인이 아닌데요'라고 거부하기보다는,

경험하고 학습해서 사유하고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이런 점에서 나는 유시민 작가님을 좋아한다.

말이 글보다 먼저다


이 책 속을 통해 '간결한 글쓰기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유 작가님은 이 책에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방법을 제시한다.

잠시 살펴보면,

말이 글보다 먼저다. 그러니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읽기 편해야 듣기도 편해지고

전달력이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유창하고 멋있는 글 쓰기에 매달리기보다는 못쓰는 글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못난 글을 알아보는 능력을 '백신'에 비유한다.

백신이 병을 막아 주는 것처럼 자신의 글이 면역력을 갖추어

병든 글이 되지 않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특히나 이오덕 선생이 쓴 '우리글 제대로 쓰기'라는 책을 통해서

못난 글을 피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 한글이 일본어, 중국어, 외국어 등이 섞여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읽기 어려운 글이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가운데 일본어의 쓰임과 우리나라 말의 쓰임을 비교하는 글은 매우 흥미로웠다.

"일본어: 어제 나는 나의 뒤의 나의 집의 밭의 나의 집의 복숭아를 따 먹었습니다."

언 듯 보기에도 괴상한 이 말은 일본에서는 문법적으로 옳은 말이란다.

이 말을 우리말로 바꾸면

"한국어: 나는 어제 우리 집 뒤에 있는 우리 밭 복숭아를 따 먹었습니다."

유학생활, 9년여간의 영어 논문 수정일 그리고 수능 영어 '직독직해'를 가르치면서

나는 그렇지 않아도 많이 부족한 한국어를 이상하게 말하고 쓰고 있다.

이 글에서도 많이 보인다.

정말 노력해서 바꾼 것이 이 정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내 글은 정말 나만을 위한 글인 것 같아 부끄럽다.

다독(多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독은 중요하고 한다.

다만 성장기에 아이들은 추천도서 목록에 있는 책을 억지로 읽기보다는

자신이 흥미로운 서적을 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다르다.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면 좋은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책과 글은 어떻게 고를까?'라는 내용이 이 책에 쓰여 있다.

읽기 편한 책이 잘 써진 글이라고 했다. 더 자세한 것은 직접 책을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전략적 도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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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략적인 독서 목록을 [자유론]과 [코스모스]를 포함하여

총 32가지 책을 간단히 소개하였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가운데 내가 읽은 책은 딱 한 권이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많이 읽지는 못했다.

나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난독증이 있었다.

믿어지는가? 난독증 환자가 책을 좋아하게 되다니.

한 권의 책을 읽는 데 3개월도 걸렸고, 남들은 3시간이면 읽을 책을 일주일 이상 걸린다.

이런 책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작가이자 내 삶의 스승이었던 분은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네가 글을 남들보다 천천히 읽는 것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단다. 책 속의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고 있잖니.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오면 멈추고 문맥을 다시 살펴보는 것은 글쓴이와 펴낸이에게 고마운 일일 수도 있어."

이 말씀 이후로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나의 난독증은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비록 지금까지 빠르게 읽지는 못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도서 목록]을 엑셀로 정리해 보았다. 부끄럽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읽을 책들이 많아 고민 없이 즐겁게 골라서 보면 되겠다 라고 생각이 든다.

나는 아침에 책을 읽는다.

(Posted on my nave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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