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의 코인 열풍, "월급만 차곡차곡 모았다가는 어차피 ‘벼락거지’ 될 텐데 차라리 큰 거 한 방 노리는 게 낫죠"

얼마 전 우리 연구실 회의 후 식사를 하는데, 새파랗게 어린 우리 학생들이 이런 저런 코인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을 듣고 정말 놀랐었다.
사실 난 스팀 및 다른 암호화폐에 투자해 온 지도 5년 정도 되었고, 그동안 사실 주변에 이 사실을 알리기 조금 부끄러웠다. '코인 = 도박' 이라는 인식이 정말 강했고, 유명한 경제 관련 유튜버들도 '가상화폐는 실체가 없는 폰지 사기' 같은 것으로 이야기하기 일쑤였고, 덜 비싸게 판 사람이 더 비싸게 사는 바보에게 팔아서 이익을 얻는 구조라는 식으로 많이들 이야기 하곤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우리나라 남녀노소 모두 코인판에 뛰어드는 느낌이다. 특히 2030 세대의 급격한 투자 진입이 두드러진다.

한 인터뷰에서 20대 회사원의 "월급만 차곡차곡 모았다가는 어차피 ‘벼락거지’ 될 텐데 차라리 큰 거 한 방 노리는 게 낫죠" 라는 말이 정말 안타까운 현실을 너무나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조그마한 집 하나도 장만하기 힘든 '벼락거지 세대'에게 최근 폭등한 암호화폐 가격 동향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보였을 것이다.

4월 20일 동아일보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을 통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투자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신규 계좌를 개설해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249만5289명(중복 포함)이었다. 이 중 20, 30대 신규 투자자가 158만4814명으로 63.5%를 차지했다.

또한 투자자 실명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유령 계좌도 145만 9137개에 달한다고 한다. 실명 계좌가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중소형 거래소는 100여개로 추산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 실명 미확인 계좌와 시세 조종 세력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1분기의 유령계좌의 평균 거래횟수는 520회로, 전체 계좌의 거래 횟수인 337회 보다 훨씬 많았다.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는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받아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이에 실명 계좌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형 거래소 상당수가 문을 닫으며 시장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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