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8 | 백신 화이자 2차 접종

자동차를 운전하여 10여 분 되는 거리에 있는 동네 단체 접종 장소에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했다. 어깨 근육 주사 부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사 놓는 간호사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지 1차 때보다 주사 부위가 더 묵직한 것 같다.

요즘 외모로 나이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드는 생각은, 또 직업 가지고 뭐라고 할 입장도 아닌 나이지만, 그래도 한마디 한다면, 아~ 또 말을 터진 입이라고 지껄이면 안 된다고 굳게 다짐하였는지라, 오늘 만났던 간호사에 대한 내 솔직한 감정은 망각의 바구니로 보낸다.

뭔가 꺼림직하게 백신 주사를 맞고 돌아오는 길에, 해열진통제를 사려고 갔던 약국 앞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잠시 정차하려고 차를 인도 가까이 붙이려는데 갑자기 '펑'하는 폭탄 소리가 내 차 왼쪽에서 들렸다. 차에서 내려 약국으로 들어가는 길에 휙 하고 차 쪽으로 눈을 돌려 왼쪽 범퍼를 보니 멀쩡했다. 내 귀에 들렸던 소리가 워낙 대포 소리였던지라 왼쪽 범퍼가 완전히 나갔겠구먼 하는 심정으로 봐서인지 멀쩡한 범퍼가 오히려 이상하다 느껴졌다.

해열진통제를 사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승차감이 이전 같지 않았다. 뭐가 덜그덕 덜그덕 거리는 것이 운전하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승차감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백신 맞은 후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음악을 들었던 성능 좋은 헤드폰을 착용한 상태였고, 또 무엇보다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았고, 뭐가 내가 운전했던 상황들과는 좀 다른 그런 조건이기는 했다. 그래도 그렇지 자동차가 이렇게 덜그덕거릴 수가 있나 싶을 정도였다. 네모난 바퀴가 굴러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해열진통제를 샀던 약국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은 거리였다. 걸어서도 5분~10분 거리 정도다. 덜거덕거리는 차를 운전하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희한하네 하면서 주차장에 도착하고 주차를 하려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차에서 내려 왼쪽 범퍼 쪽을 보니 자동차 바퀴가 쭈구리가 되어 주차장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복날 더위에 지친 개가 땅바닥에 철퍼덕 자빠져있듯이 차 바퀴가 그런 모양새였다. 나 참, 자동차 바퀴가 펑크가 난 것이었다.

펑크난 바퀴로 길거리도 운전했는데 주차가 대수인가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자동차 정비소에 전화해야겠네 하며 핸드폰을 열어 연락처를 찾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 버튼을 누르는데 "안녕하세요. 차바퀴가 펑크 나서 속상하시겠어요."라고 누군가 말했다. 이 말에 네라고 대답하기도 그렇고 아니라고 대답하기도 그랬다. 나는 밤새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했고, 백신 주사 맞은 팔은 묘하게 묵직하게 아프므로 안녕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리고 자동차 바퀴가 펑크나서 속상하지도 않았다. 펑크난 자동차 바퀴는 정비소에 보내 고치면 되니. 사물이 속상하게 한들 인간이 주는 것만 하겠는가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그나저나 자동차 바퀴가 펑크날 때는 대포 소리 같은 것이 난다는 걸 알았으니 그래도 뭔가 건지긴 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