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 태봉 마을 유래비

공주 지역에 답사를 갔다. 백제 말기 주요 산성이었던 공산산성에 올라 주변 지형과 도로를 보며 과거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변이 훤히 보이는 고지, 산성을 굽이쳐 흐른 강, 저 멀리 지나가는 크고 작은 도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공산산성에서 그 역사 현장을 바라보니 안타깝고 처절했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얼마나 다급하고 두려웠을까, 용기를 가지고 자기 자리를 지키려 고분분투를 했는지 상상을 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그 함성, 그 절규가 귓가에 맴돈다. 그들이 역사의 주인이고 오늘의 우리를 있게한 주인공이다. 고되고 힘든 고역의 자리를 지킨 그들이 우리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공산산성을 뒤로 하고 주변을 답사하다가 우연히 태봉마을에 들어 섰다. 마을 입구에 태봉마을 유래비가 보인다. 커다란 돌비에 새겨진 내용을 보니 1992년에 기록됐다. 오래 전에 새워진 돌비다. 내용을 보니 백제 시대부터 통일신라를 지나 조선에 이어진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태봉 마을의 유래는 조선 숙종의 태를 마을 입구에 있는 산에 묻었는데 현종 때에 그 산을 태봉산이라 불렀고 동네도 태봉 마을이라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산의 높이가 100미터 정도인데 이 나지막한 산에 역사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마을 주민에게 물어 보니 태를 묻어 기념하는 장소를 알려 준다. 아직도 이곳 주민들은 마을 이름이 생겨난 유래를 잘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