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소 도시 산책길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도시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도시를 대충 둘러보다 작은 호수가 있고 그 주변을 중심으로 단장된 산책길을 걸었다.
조용하고 한적하다. 어찌보면 적막하기까지 하다. 직장을 퇴직하고 여생을 보낸다면 괜찮을 것 같은 도시다.

지인에게 들어보니, 인구 절벽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도시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초등학교의 1개 반 인원이 6명이 이란다. 조금지나면 교직원 숫자가 학생 인원보다 많을 수도 있겠다 싶다. 아니, 다른 곳은 교직원수가 학생수보다 많은 곳도 있다 한다.

인구 편중이 삼각형 내지 항아리형이 아니라 역삼각형 구조로 될 날이 멀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어떤 정책도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잘 정비된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다.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수도권과 몇몇 광역시만 살아남고 나머지 지역은 붕괴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정부가 그렇게 하고는 있다.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정책 효과는 거의 없다. 수백조를 쏟아 부었지만 출산정책은 실패다.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선택과 집중이 미흡하여 그런건지 모르겠다.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하다보니 정작 주요 요인에 대해 대처가 미흡하다. 큰게 성공하면 작은 것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책을 수립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