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in hive-101145 •  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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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크립토키티가 출시되고 이슈가 되자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떠오르게 되었다.

당시 블록체인이라 하면 비트코인이나 기타 알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주류로 탈중앙성, 검열저항성, 누구나 조건 없이 나만의 계좌를 가질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유로 머지 않은 미래에는 암호화폐가 사용될 것이라는 추상적인 비전을 바라보며 투자가 성행하던 시기였다.

이런 배경을 엎고 블록체인이란 추상적인 기술이 구체화된 게임인 크립토키티는 성공하게 되었고,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마비시키기까지 하며 블록체인의 한계점을 보여주는 성과를 달성하게 되었다.

그러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블록체인 게임들이 출시되었지만 블록체인 게임과 NFT라하면 크립토 키티는 자동으로 따라오는 수식어가 되었다. 그만큼 크립토키티 이후 블록체인 게임은 변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이라는 난해한 기술과 게임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갈 수 있을까?

무엇이 게임을 하게 만들까?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를 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게임은 가상세계이다. 현실세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사람이 된다. 서든어택을 하는 학생은 총을 쏘는 군인이 되고, 리니지를 하는 아저씨는 전사나, 엘프가 되어 마물들과 싸운다.

게임에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으고 스토리를 이어나가면 현실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느끼게 해준다.

게임은 성취감을 준다.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레벨업을 하고 다음 스킬을 빠르게 배워 강해질 캐릭터를 상상하게 된다. 혹은 어려운 레이드 보스를 잡으면서 드랍될 아이템을 기대하기도 한다.

게임에서 나날이 늘어가는 게임 실력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노력을 통해 지친 일상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게임은 곧 경쟁이다. 우리가 밤을 지새우면서까지 게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가상세계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라면 게임 이외에도 재미있는 놀거리는 많다. 사냥을 하고 싶은데 옆에 있는 유저가 나를 죽였을 때의 분노는 이로 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혹은 친구가 나의 랭크를 보고 게임을 못한다고 놀릴 때는 1:1을 신청하기도 한다.

경쟁은 곧 게임을 하는 이유이며, 포식자로 군림하고 싶다는 내재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블록체인 게임은 같은 게임이지만 흥행하지 못했을까

블록체인 게임은 하고 싶을까?

최초의 블록체인 게임인 크립토키티는 굉장히 간단한 게임이다. 고양이를 수집하고 교배한다. 이러한 고양이들의 가치는 매력도와 고양이의 형태에 따라 평가되었다.

간단한 수집형 게임임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하여 암호화폐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립토키티의 고양이는 ERC-721 표준을 사용하여 희소성까지 더했다. 이렇게 수집한 고양이는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고양이이다.

그럼에도 크립토키티는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블록체인 특성상 가볍게 시작하기 어렵고, 게임을 하기 위해 활동력이나 스태미나와 같은 이더리움을 직접 보유하고 있어야 행동이 가능했다. 게임에서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비용이 들어간다면 유저들은 그 게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넥슨이 왜 시간제 요금에서 정액제로 다시 부분유료화를 채택했는지 고민을 해본다면 쉽게 정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지갑을 열게 만들까?

지금도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이 있다. 유저들의 지갑을 열기는커녕 유저들을 구경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의 게임과 비교하면 확실히 부족한 것이 보인다. 블리자드나 넥슨, 엔씨 등이 만든 게임의 수준까진 기대하지 않더라도 확실히 친화적인 UX/UI는 아니다.

블록체인 시장에서 크게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A그룹은 블록체인을 좋아하는 우호적인 그룹, B그룹은 암호화폐를 투자하는 투자자 그룹, C그룹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이 없는 그룹이다.

분명 A그룹은 그들의 제품을 이용해볼법 하지만 B그룹은 가치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고 C그룹은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

저마다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취향이 다르다. 시간이 많은 사람은 PC 게임이나 콘솔 게임을 할 것이고, 이동시간이 많은 사람은 모바일 게임을 할 것이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방치형 게임을 할 것이다. 이들의 취향은 환경보다 더 다양할 것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은 블록체인이 아닌 게임이다.

마치며

게임 하나만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그런데 두 가지를 같이 하면서 하나조차 완성도 높게 만들어진 것이 없다.

더이상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이란 이름 뒤에 숨어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한 게임, 막연히 토큰을 발행하고 게임을 만드는 것을 그만두기를 희망한다. 유저들에게 진정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면 A그룹뿐만 아닌 B그룹과 C그룹도 분명 조금 불편할지언정 보따리를 싸 들고 찾아올 테니까

호두알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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