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by 나이트오프
요즈음 융에 관한 책들도 탐독하기 시작하였다. 헤세관련 글을 찾아서 읽다가 데미안이 융과의 정신 치료과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침 헤세와 융의 덕후인 칠레 외교관이 그들과의 대화를 회상하면서 쓴 글을 읽다가 융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첫번째로 빌린 책이 융의 영혼의 지도란 개론서인데 융의 사상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 되어 있다.
어려서 부터 쓸데없이 생각이 많아서 자책이 많았다. 나만 그런 것인지 남들도 다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실이 몰입의 능력이 다소 부족하고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습성이다보니 이러한 개성을 한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쓸데없다는 생각의 더미들을 정교하게 조직화하는 기술로 바꾸어보자는 마음으로 고쳐 먹게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융의 저서들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는 무의식과 소통하는 통로로서 꿈을 이용하였다. 내가 괴상망측한 꿈을 자주 꾸는 이유도 있는데 단순히 개꿈이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그것들의 상징적 의미를 해석하고 싶다. 물론 지그문트 플로이드도 그러했지만 무의식의 표피를 건드리는 정도였고 융처럼 보다 깊이 탐구해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만 무의식을 주제로 연구한 해석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될 수 있는 객관성이 부족하기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판단 기준 범위에 따라서 분석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었고 그에 대해 사이비 신비주의자였다는 비판도 있다.
무의식은 의식이 없는 의식일 터인데 의식이기도 하고 의식이 아니기도 한 것이니 단어의 의미에서 의식이 아닌 것을 물질이라고 정의한다면 무의식은 물질을 포괄한다고 보아야한다. 그래서 물질을 에너지라고 해석할수 있을 것이다. 꿈은 인식으로 기억되는 것이니 의식이지 무의식은 아니지만 무의식에서 움트는 것이고 꿈을 인식하려면 잠을 자야한다. 우리말 '잠'의 어원이 한자로부터 파생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잠길 잠(潛)의 조합 원리가 흥미롭다.
潛 = 氵(물수 변) + 无(없을 무) + 无(없을 무) + 日(빛)
물(水)은 혼돈과 암흑을,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없다고 볼수도 없기때문에 없다고 퉁치는 무(无), 태양(日)은 빛의 근원, 그래서 지혜, 앎이라고 부른다. 잠잠하게 자다가 무언가 현상이 일어나는 듯한 그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것을 꿈이라고 부르겠지.
불금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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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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