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단타엔스

in hive-101145 •  3 years ago 

이틀 동안 단타를 했습니다 두 달 동안 아팠고 회사도 왜 다니는지 모르는 요즘이라 모든 게 귀찮았습니다 밥 먹는 것도 귀찮아서 안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는 건 안 귀찮더군요 아니 안 자는 게 귀찮았는지도 모릅니다 깨어 있는 게 귀찮아서 쉬는 날이면 20시간씩 잤습니다 그러니까 비트코인이 폭락하던 그날 밤에도 잤습니다 요즘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아서 1일 1병을 합니다 참이슬 빨깐뚜껑으로요 요거 한 병이랑 수면유도제(?)를 먹어야 잠이 옵니다 억지로라도 자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제가 두 시 세 시 네 시까지도 안 자고 멍하니 앉아서 글을 쓰고 있거나 책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출근하면 회사에서 졸고 있더군요 그래서 몇 번 경고도 먹고 해서 회사에서는 안 자려고 술과 약을 먹고 잡니다 술과 약을 같이 먹으면 뇌가 병신이 된다고 하는데 뭐 별로 오래 살고 싶진 않으니 괜찮습니다 그날도 자다가 휴대폰 알람이 너무 많이 울려서 깼습니다 제가 아래에 걸어둔 매수가 채결되면서 알람이 울렸고 비트코인을 0.5k마다 알람을 걸어놨더니 휴대폰이 미치도록 울린 겁니다 하지만 저는 술기운에 약기운에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그냥 잤습니다 아침에 정신을 차려보니 제 업비트 지갑이 폭망이더군요 자산의 1/6이 사라졌다는 파란색 숫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1/6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틀 동안 단타를 했습니다 제가 단타는 잘 안 합니다 시간도 없거니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수익도 크지도 않거든요 제가 전업 투자자라면 단타로 하루 일당은 벌겠지만 저는 전업투자자를 하기엔 시드머니가 모자랍니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자면 시드머니가 모자란 게 아니라 실력이 모자란 거겠지만요 그래도 코인 한 지 몇 년 됐다고 단타도 해보니 할만 하더군요 그래서 수십 프로 떨어진 평단을 낮추려고 이틀 동안 단타를 해서 평단 다 낮춰놨습니다 계산하기 귀찮아서 이틀 동안 얼마의 수익이 났는지는 모릅니다 그거 계산할 시간이면 잠이나 자는 게 이득일 테니까요 지갑이 온통 파란불이더니 이제 반 정도는 빨간불입니다 나머지 반도 단타로 빨간불 만들까 생각하다가 귀찮아서 시장가로 정리해버렸습니다 정리하고 나니 수십 프로 폭등하고 있는 건 제가 바보인 증거입니다 이 늦은 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잠이 안 와서 입니다 약을 한 봉지 더 먹고 소주도 한 병 더 먹으면 잠이 올 것도 같습니다 저는 잠이 올 때까지 글을 쓰렵니다 요즘은 아무 글이나 막 씁니다 써놓고 보면 이게 소설인지 수필인지 낙서인지 자서전인지 시인지 노래가사인지 판타지 소설인 것도 같고 SF 소설인 것도 같습니다 확실한 건 매일 다른 글을 쓴다는 겁니다 다양한 글을 쓰며 나는 과연 글쟁이인가 시험 중입니다 어떤 날은 손목이 부러지도록 필사를 하기도 합니다 여섯 시간 정도 필사를 하면 손목과 팔과 어깨와 모가지가 망치로 때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아픕니다 두 달 정도 필사를 했더니 팔이 돌아가질 않습니다 필사 하다가 죽게 생겼습니다

코스모스 15분봉입니다 많이 올라서 팔아버리려다가 멈췄습니다 차트가 너무 예뻐서 아~~ 이토록 예쁜 차트도 있던가 싶을 정도입니다 스팀도 곧 이런 차트를 그려주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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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years ago (edited)

마침표도 없고 엔터도 없는 이유는 읽기 힘드라고... 읽기 힘들어야 나만 읽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