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의 저쪽 - 김솔잎 ,<그리운 너의 향기>, 혜진서관, 1996

in hive-101145 •  3 years ago 

지금은 가을이 문을 닫고
겨울이 문을 여는 싸늘한 계절
눈은 아니 오고
천둥 번개 하늘 찢으며
억만 줄기의 비가 내리고
머리채 긴 바람 빗속에서 춤을 춘다.

구름 개이면 명경 같은 하늘에
그리운 얼굴 비칠까 쳐다보면
그대의 사진이 생각나
가만히 들여다 보니
미소의 저쪽 끝에 초라한 내 모습 보이고,

아직 아물지 못한 생채기 마냥
지치고도 아픈 이름은
그리움의 병을 앓고 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