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에 속았다

in hive-101145 •  4 years ago 

아래 링크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매우 훌륭하고
한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에 속았다
https://www.huffingtonpost.kr/2015/02/03/story_n_66016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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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출신으로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수백만 명을 죽음의 학살 수용소로 이송시킨 책임자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연기에 속았다. 1961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 법정에서였다.
아렌트는 <뉴요커>라는 미국 잡지의 요청을 받아 특파원 자격으로 그 재판을 참관하고 보도를 한 뒤 1963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저작을 통해 ‘악의 평범성’ 테제를 제시했다. 테제의 핵심은 나치의 유대인 수송을 책임지며 홀로코스트의 인종학살에 가담했던 아이히만은 악마적 본성을 지닌 흉포한 인물이 아니라 ‘생각할 능력이 없는’ ‘평범한’ 관료였다는 것이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사실 이것이 한나 아렌트의 착각이었다는 것입니다.
아이히만의 연기에 깜빡 속은 것이죠.

‘생각할 능력이 없는’ ‘평범한’ 관료라 생각했지만
그는 적극적으로 나치에 부역했던 범죄자였던 것이죠.

재판 과정에서 아렌트가 관찰한 아이히만은 반유대주의 이데올로기에 충실하고 나치즘의 사상을 자기 것으로 만든 신념에 찬 나치가 아니었다. 그는 파괴적 이념과 반인간적 정치에 물든 악마적 인간이 아니라 다만 선과 악을 구분할 줄 모르며 관료제적 타성과 인습적 관례를 따른 ‘명령수행자’ 내지 ‘거대한 기계의 한 톱니바퀴’에 불과했다.

아렌트에게 아이히만은 전체주의에 길들여진,
판단력이 마비된 충직한 관료에 불과했다고 느낀 것입니다.

인간은 매우 쉽게 거짓말을 합니다.
재판의 과정에서 눈물로 참회하는 사람에게
재판관은 선처를 내려주기도 하는데
과연 그 사람이 정말로 참회하고 있을까요?

물론 당연히 참회조차 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낫겠지만
판결에 '참회' 여부가 영향을 주는 것을 저는 매우 반대합니다.

무죄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반성하지 않는다고 징역주고
유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면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지금의 우리나라 판결들은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죠.

국내 인문학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 얘기를 다시 끄집어올리는 이유는 아렌트의 아이히만 분석이 틀렸다는 연구 결과를 알림과 동시에, 이제 ‘악의 평범성’ 너머를 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먼저, 아이히만은 아렌트가 관찰했던 것과는 반대로 나치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반유대주의였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료와 자료에 기초한 새로운 연구들에 따르면,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항상 유대인을 독일의 적으로 간주했으며 유대인 절멸을 지지했던 신념에 찬 나치였다.

‘악의 평범성’ 너머를 봐야 한다...
악의 평범함이라고 표현하면 안되고
'악의 특별함'이라 표현해야 할 듯 합니다.

악의 본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그것이 '권력'에 대한 '중독'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마치 게임, 도박,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악'에 중독이 된 것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악의 평범성’... 평범한 누구나 악행을 저지를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어떤 상황 속에서 악행을 저지를게 된다기 보다는
마치 마약에 중독되는 것처럼 한번의 행위가 중독되어
그 행위를 반복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쾌락의 노예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권력은 마약과 동일합니다.
누구나 마약에 중독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권력에 중독될 수 있습니다.

아돌프 아이히만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B%8F%8C%ED%94%84_%EC%95%84%EC%9D%B4%ED%9E%88%EB%A7%8C

200px-Adolf_Eichmann,_1942.jpg

재판 당시 그는 자신이 유대인을 박해한 것은 상부에서 지시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후에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실험을 통해 부당한 명령이라고 해도 한 번 받아들이면 무비판적으로 그 부당한 명령을 수행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즉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것은 인간의 도덕성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와 권리를 억압하는 사회·정치적 구조악에 대한 저항이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혀낸 것이다.

저 잘생기고 온화한 모습을 보면
한나 아렌트처럼 속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부당한 명령도 한번 받아들이면 결국 순응하게 되는
인간의 나약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억압에 우리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퍼지는 악을 절대로 줄일수는 없을 것입니다.

억압과 폭력의 가해자들 또는 가해 가담자들은 위로부터의 명령이나 관료제적 구조하에서 ‘선이냐 악이냐’ 식의 실존적 결단을 요구받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다. 지배는 익명의 체제나 관료제적 기제로만 작동되는 것이 아니다. 지배는 항상 집단적 실천을 전제하고 폭력은 항상 구체적 가해자를 필요로 한다. 그 실천과 가해 행위는 대개 명령과 지시를 수동적으로 집행하는 이들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넘어 점차 자신의 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심지어 관료제나 위로부터의 명령을 초월하고 경계를 뛰어넘는 행위자들에 의해 더욱 광폭하게 이루어진다.

수용소에서 감시를 하던 병사들이나 혹은 간수들의 경우
분명하게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인지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상당히 적극적으로 그 행위를 수행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수용소에서 실제 독가스를 주입했던 직원이
그 행위를 너무나도 힘들어하고 죄책감에 잠못 이루고 하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르지만 실상은 좀 달랐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한번 때리기 시작하면 그는 이후부터 멈출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뇌는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는 오히려 쾌감을 제공합니다.

평범한 당신과 나같은 사람도 권력이 주어지면 흥분합니다.
그리고 그 흥분은 권력을 사용하면서 점점 커지고
마침내 쾌감에 취해 권력에 중독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주 많이 주의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망가집니다.

판사들, 검사들, 언론들... 우리는 여기서 '악'을 느낍니다.
그 악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때로 '광기'까지 느껴집니다.

엄청난 권력을 가진 곳에서만 이 '광기'가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보잘것 없는 유투브에서도 권력은 창출되고 있고
계속 자라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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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한번 때리기 시작하면 그는 이후부터 멈출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뇌는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는 오히려 쾌감을 제공합니다>

ㅠㅠ...... 너무 맞는 말씀 같아서 슬픈 거 같아요...

악에 중독되었다는 말씀도 맞구요.....

범죄자 관련 책에서 읽었는데 연쇄살인범이 그 전에 도축장에서 일했는데 도축을 할때 손끝에서 오묘한 쾌감을 느꼈다고 해요.

그 경험이 없었다면 연쇄살인범까지는 안됐을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악에 빠져드는 것 같은, 악의 쾌감에 빠져든 것 같은 그 순간 자신의 행위와 내 행위에 대한 의미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참 중요할 것 같아요..

악의 평범성에 대해서만 들었는데 아이히만은 그전부터 유대인을 경멸했던 나치였군요......

저항해야 한다.....!!!

보잘것없는 유튜브에서도 권력은 창출된다는 말씀도 참 맞는 거 같아요....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100% 정확히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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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기존에 알고 있던 '악의 평범성'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정독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억압에 우리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퍼지는 악을 절대로 줄일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감가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피해자에 참회한다면 그래도 좀 나아보입니다. 하나님께만 구원받고 사형받아도 천국간다고 하기도 하니까요.
그릇된 신념이 제일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대인이 악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죽인게 아닐까요? 이스라엘도 하마스가 악이라여기고 민간인에 포탄을 날리겠죠. 서로 악이라고 생각할듯합니다.
너무쉽게 악마화하는것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사람보다는 그릇된 신념,증오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릇된 신념보다 무서운 것은 없죠 ㅠㅠ

힘을 지닌 사법인들, 언론인들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우리 사회에 전율을 느끼겠지요. 개인들의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하는데요.

누구나 마약에 중독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권력에 중독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거 같네요~

권력 중독... 참 무섭습니다...

관련하여 밀그램의 복종실험도 평범한 사람들이 왜 악한 행동을 하게 되는지 설명가능하지요..^^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