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돼지의 왕

in hive-102798 •  3 years ago  (edited)

연상호 - 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이 처음 주목받은 계기가 되었다는 <돼지의 왕>. 독창적이라는 평을 듣고 꼭 봐야겠다 생각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영화관에 들어가기 직전 19세 관람 불가라는 걸 알게 돼 잔인한 장면이 나오진 않을까 다시 마음을 졸여야 했다.

걱정과 달리 이 영화는 비교적 수월하게(큐어에 비하면) 볼 수 있었다. 돼지의 왕에는 시각적인 잔인함보다 서사의 폭력성이 더 짙었다. 이야기에 흐르는 과한 설정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았다. 어딘가 기묘하게 일그러진 사람의 모습도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영화 속 이야기로만 느끼게 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얼마 후 지인과 <돼지의 왕>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신에게는 이 영화가 현실적으로 느껴졌다는 평을 듣게 되었다. 그는 남자였고, 혹독한(음습한, 혹은 과격한) 동네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했다. 너무 극단적이라 작위적으로 느껴졌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가까이에 닿아 있는 세상이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모든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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