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스타벅스가 생겼네."
마법사는 다시 찾은 나라에서 즐겨 찾던 호숫가에 스타벅스가 생긴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여행자의 집 같은 곳이 아닌가. 낯설음의 반복이 일상인 여행자에게, 그곳들은 잠시나마 일상성을 제공해 주는 집 같은 곳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빅맥을 먹을 수 있는.
마법사는 아아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호수를 바라보며 상념에 빠져들었다.
'왜 한국의 커피는 맛이 없을까? 맛없기로 유명한 스타벅스도 해외에선 이 정도 맛을 내는데 말이지.'
마법사는 고국 스타벅스 커피의 텁텁한 쓴맛이 아닌 고소하고 슴슴한 타국의 스타벅스 커피를 맛보며 역시를 되뇌었다.
"그건 여행 중이 아니라 그런 게 아닐까요? 여행 중에는 혀의 감각도 달라지잖아요?"
"아, 그런가요? 사실 그렇긴 하죠. 신라면은 해외에선 못 먹겠더라구요. 너무 매워서. 오랜만이네요. 5년 만인가요? 아, 이젠 교수님이시죠?"
사슴 교수가 마법사의 맞은편에 앉으며 마법사의 마음을 읽었다. 일찌감치 타국 생활을 시작한 사슴 교수는 이곳 나라를 자신의 나라처럼 여기게 된 지 오래다. 심지어 지금은 여기서 사슴들에게 인류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위즈덤 레이스 + City100] 078. N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