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돌아간 뒤 나는 다시 생각했다.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마 내 병만이 아닐 것이다. 내 설명을 듣고 농담이라고 여기며 웃은 사람, 알아듣지 못하고 잠자코 있던 사람, 동정심에 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사람, 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내가 모르는, 또한 자신들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지속되고 있는 것이 얼마든지 숨어 있는 게 아닐까. 만약 그들의 가슴에 울리는 커다란 소리로 그것이 한꺼번에 파열된다면 그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의 기억은 그때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리라. 과거의 자각은 이미 사라져버렸으리라. 지금과 옛날, 그리고 그 이전 사이에 아무런 인과를 인정할 수 없는 그들은 그런 결과에 빠졌을 때 자신을 뭐라고 해석할 생각일까. 결국 우리 각자는 꿈꾸는 사이에 제조한 폭탄을 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죽음이라는 먼 곳으로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는 게 아닐까. 다만 어떤 것을 안고 있는지 남도 모르고 자신도 모르기에 행복한 것이리라.
나쓰메 소세키, <유리문 안에서>
매일 혼비백산 정신이 하나도 없어도 손에 꼭 쥐고 매일 열어보는 그의 한 문장. 얼핏 덤덤한 듯 무정한 듯 체념한 듯 들리지만, 삶에 대해 이보다 더 열정적이고 따뜻하고 적극적인 태도가 담긴 문장이 또 있을까 싶다.
계속 걸어가자. 길 위에 함께 선 사람과 담소를 나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