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마르탱 운하 근처로 숙소를 옮겼다. 왁자지껄하고 소박한 동네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든다. 어제는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펍이든 레스토랑이든 남는 자리 하나 없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빠리 사람들보다 조금 서두른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 와인도 마시고 저녁도 먹었다. 네덜란드는 재봉쇄에 들어가고, 유럽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확진자 급증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 표정이 하나 같이 밝았는데 그 소박한 행복이 위태로워 보여서 좀 뭉클했다.
집에 오는 길에는 비에 젖은 낙엽을 밟으며 운하를 따라 걸었다. 그리고 어젯밤에는 미친 듯이 달리는 꿈을 꾸었다. 전력으로 달리는데 숨이 하나도 차지 않았다. 더 빨리 달리고 싶어서 이를 악물었다. 그러니까 속도가 더 빨라졌다. 날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