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꾸는 다른 오리들과 달랐어요.
심지어 가족들과도 달랐어요.
그래서 꾸꾸는 슬펐어요.
혼자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샛노란 개나리를 보면서도 즐겁지 않았어요.
개나리도 다 똑같이 노란색이고,
오리들도 다 똑같이 하얀색인데,
왜 꾸꾸만 초록빛이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넌 우리와 달라. 오리가 아닐지도 몰라."
"우리 엄마가 그러던데, 넌 다리 밑에서 줏어왔대."
"너 혹시 안 씻어서 그런 거 아니야?"
꾸꾸를 놀리던 친구들이 떠올랐어요.
어느새 꾸꾸의 눈가엔 이슬이 고였어요.
그때 엄마가 다가왔어요.
아무 말없이 그저 꾸꾸를 안아주었어요.
엄마 품은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났어요.
또르륵, 고여있던 이슬이 반짝이며 떨어졌어요.
엄마는 꾸꾸의 눈물을 닦아주며 웃었보였어요.
꾸꾸는 엄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어요.
엄마는 꾸꾸의 손을 잡고 꽃길을 걸었어요.
햇살을 담은 개나리
바람을 타는 벚꽃
봄내음을 담은 진달래
진달래와 닮은 철쭉
엄마와 나란히 걸으며 꽃구경을 하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엄마는 철쭉 앞에 멈춰섰어요.
꾸꾸도 엄마와 함께 철쭉 앞에 섰지요.
엄마는 철쭉을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우리 꾸꾸는 꽃을 좋아하지?"
"그럼요. 꽃은 예쁘고 향기롭잖아요."
"맞아. 꽃은 예쁘고 향기롭지. 그런데 꽃들을 자세히 보렴. 꽃들이 다 똑같이 생겼니?"
"아니요. 달라요. 색깔도, 모습도, 심지어 향기도 달라요."
"맞아. 그리고 종류의 꽃들도 저마다 다른 모습이야. 조금 더 자세히 볼래?"
꾸꾸는 개나리에게 바짝 다가 갔어요.
그리고 자세히 관찰했어요.
엄마 말처럼 개나리들도 다른 모습이었어요.
잎이 길쭉한 개나리도 있고
잎이 동글동글한 개나리도 있었어요.
유난히 햇님을 향해 쭉 뻗어있는 개나리도 있었어요.
"다 똑같이 생긴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전부 다르게 생겼어요."
"맞아. 꽃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저마다 다른 색깔, 다른 모습, 다른 향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모든 꽃이 똑같이 생겼다면 지금처럼 예쁘다는 느낌이 들까?"
꾸꾸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꾸꾸도 똑같다고 생각해.
엄마는, 우리 꾸꾸가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단다.
꾸꾸의 초록빛 나는 깃털은 마치 봄꽃처럼 싱그러워.
다른 친구들도 꾸꾸의 멋진 초록 깃털이 부러울지도 몰라 "
꾸꾸는 냇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어요.
엄마도 꾸꾸와 함께 냇물에 비친 꾸꾸를 모았어요.
"저것봐. 냇물 속에서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니?"
엄마는 꾸꾸의 머리를 쓰다음으며 말했어요.
그제서야 꾸꾸는 활짝 웃었어요.
냇물에 비친 꾸꾸 모습은 꽃만큼이나 예뻐보였어요.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