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쓰(Runearth)] 아기오리 꾸꾸_초록

in hive-136759 •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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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세차게 내린 다음날이었어요.
아빠가 기지개를 펴고 일어났어요.
엄마도 덩달아 기지개를 폈어요.
아빠 품속에는 엄마가 있었고,
엄마 품속에는 동글동글 하얀 알이 세개나 있었어요.

"아이들이 곧 깨어날 거 같아요."

엄마는 기쁜 얼굴로 말했어요.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엄마가 제일 건강해야 해요. 내가 가서 먹을 걸 구해올게요."

아빠는 젖은 깃털을 툭툭 털고 집을 나섰어요.

"위험하니까 햇살터로는 가지 말아요."

엄마는 걱정하며 말했어요.
햇살터는 먹을 게 많지만, 고양이들이 자주 다니는 곳이었거든요.
아빠는 들은체 만체 날개를 흔들었어요.

아빠는 곧장 햇살터로 향했어요.
비가 온 다음날이면 지렁이들이 많다는 걸 아빠는 알고 있었어요.
아빠는 '게으른 고양이들이 나오기 전에 얼른 다녀오면 괜찮을 거야.' 하고 생각했어요.
예상대로 햇살터에는 지렁이들이 많았어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지렁이를 입안 가득 담았어요.
꼬로록 배가 고파 먹고 싶었지만,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생각하며 꾹 참았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았어요.
정말 게으른 고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수풀 사이로 무언가 반짝이는 게 보였어요.
싱그러운 풀잎을 닮은 초록 알이었어요.
왜 하필 이렇게 위험한 곳에 있는지 궁금했어요.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을까 잠시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입안에 있는 지렁이를 두고 갈 순 없었어요.
며칠동안 비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한 엄마가 걱정되었으니까요.

'아마 근처에 부모가 있을 거야. 그러니 괜찮을 거야.'

아빠는 걸음을 서둘렀지만 초록 알이 걱정되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엄마 앞에 지렁이를 내려 놓았어요.

"햇살터에 갔다 왔군요.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엄마는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어서 먹어요. 배고프겠어요."

아빠는 겸연쩍게 웃었지요.
엄마는 아빠에게 제일 큰 지렁이를 주었어요.
아빠는 지렁이를 꿀꺽 삼키며 말했어요.

"그나저나. 오는 길에 풀숲에서 무언가를 봤어요.
초록빛이 나는 알 같기도 하고, 그냥 돌 같기도 하고......"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엄마는 깜짝 놀라 물었어요.

"당신에게 지렁이를 전해주려고 지나쳐 왔지요.
진짜 알이었다면 근처에 부모가 있을지도 모르니......"

아빠는 말끝을 흐렸어요.
내심 초록 알이 걱정되었으니까요.

"거긴 햇살터에요. 고양이들이 자주 머무는 곳이라고요.
어느 부모가 그렇게 위험한 곳에 알을 낳겠어요.
분명 누군가 실수를 한 게 분명해요.
아...... 가여워라."

엄마는 품속에 안은 알들을 내려다 보았어요.
엄마 눈가에 눈물이 그득했어요.
아빠도 엄마와 시선을 나란히 했어요.
하얀 알들이 초록 알과 겹쳐보였어요.

"잠깐 햇살터에 다녀 올게요."

아빠는 지렁이를 먹다말고 벌떡 일어났어요.
엄마가 말릴 틈도 없이 아빠는 서둘러 달려갔어요.

마치 자신이 아빠를 위험한 곳으로 떠민 거 같아 엄마는 마음이 아팠어요.
엄마는 아빠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저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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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함께 빌어 봅니다. ^^

감사합니다^^

뭐야? 열린결말이야?

틈틈이 써놓는 거야 ㅎㅎ

동화 연재하는 건가요?
축하드립니다!👏👏👏

생각하고 있던 거 일단 기록해 놓고 나중에 수정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