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의 채널A 기레기 사건 보도를 보면서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미쳐가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여부와 상관 없이 유시민만 잡게 해달라며 거짓증언을 요구하는("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채널A 이동재 기자의 행동은 기레기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MBC는 또 아무런 사실 검증도 없이 사기꾼 이철씨의 말만 믿고 최경환 전 의원을 끌고 들어갑니다. 설마 MBC가 아무런 근거자료 없이 던졌겠느냐 싶었지만 1주일째 추가적인 근거제시는 없습니다.
사기꾼 이철은 어떤 사람인가. MBC가 공개한 채널A 기자 - 사기꾼 이철 사이에 오간 편지를 보면 이철 쪽에서 검찰과 모종의 딜("아쉽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대표님이 검찰과 공식적인 '딜'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플리바게닝은 불법이며, 이것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을 시도한 정황도 보입니다.
이철 쪽에서 채널A 기자를 접촉한 사람은 최근 언론에 '제보자X'로 등장한 분으로, 이 분은 여러가지 금융범죄에 연루된 전력이 있습니다.
이 와중에서 진혜원이라는 검사는 경향신문 기자가 자신을 취재한 것을 가지고 "기자님들을 동원한 권력기관의 위협"이며 공개를 합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 봅니다. 기자가 검사한테 사실관계 빡세게 취재 들어가는 건 잘하는 거죠. 진혜원 검사는 인정 안하겠지만 진검사도 엄청난 권력기관의 일원인걸요. 반대로 검사가 기자한테 저런 자세로 나갔으면 그거야 말로 갑질이죠. 검사의 피해자 코스프레, 참 난감합니다.
그나저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철의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등을 수사해야 할 검찰의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을 3개월 전에 진작 폐지했었네요. 우연인지 아닌지 라임자산운용과 밸류인베스트코리아에는 참여정부 인사들의 그림자가 곳곳에 보이죠.
이철이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명사 초청 특강'에 초대한 인물로는 김창호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 김수현 문재인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종환 민주당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라임이 투자한 회사와 여당 인사들이 관련이 있습니다. 라임이 투자한 디에이테크에서는 강금실 참여정부 법무부장관이 사외이사로 활동했고, 라임의 투자를 받은 에스모의 사외이사는 강금실과 함께 법무법인 원 공동대표를 하는 변호사입니다.
라임의 투자를 받은 스트라이커 캐피털의 대표는 2018년 민간업체 자격으로 산업자원부 신년업무보고회에 참석, 임종석 문재인정부 대통령 비서실장과 친한 것처럼 주변에 알리고 다녔다고 합니다.
라임자산운용,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사기사건에 대해서는 정파를 떠나 철저히 수사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문재인 정부 인사들 이름이 곳곳에 나타나기 때문인지, 법무부는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을 없애버렸네요. 이것도 '검찰개혁'의 일환이겠죠.
정치권도 누가누가 못났나 경쟁에 몰두합니다. 지금은 당에서 짤린 김대호 전 미래통합당 총선후보는 3040세대가 보수세력을 싫어하는 이유를 "무논리와 무지"로 단정지었으며,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는 문제의 발언을 했습니다.
여권에서는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자들이 자기들끼리 싸웁니다. 국회는 거대 양당이 사실상 다 해먹고 있지만, 실제 민심에서 민주당, 미통당의 극렬 지지층은 30% 정도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40%는 정치 무관심층이거나, 한번은 민주당, 한번은 미통당을 찍는 스윙 보터들입니다.
제가 시민당이나 열린당 관계자라면 30% 남짓 되는 극렬 지지층 표를 갈라먹는 싸움을 할게 아니라, 40% 정도로 보이는 일명 중도층(정치 무관심층 또는 교차투표층) 중에서 미통당 지분을 뺏어올 행동을 하겠습니다만, 선거가 코앞이라 시야가 좁아졌는지 선거 1주일 남은 오늘까지도 지들끼리 물고 뜯느라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덕분에 정의당이 약간의 어부지리를 보는 형국입니다. 사실 기존 정당 중에선 정의당이 제일 불쌍하죠. 선거제도 바뀌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양보 양보 또 양보 했는데 바뀐 제도의 혜택도 제대로 입지도 못하고, 비례후보도 제일 먼저 발표하는 바람에 뇌물 후보, 음주+아들 병역면탈 후보보다 욕도 더 심하게 먹었죠.
본인의 의도가 뭔진 모르겠으나 김어준은 현재 시민당vs열린당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3월 29일 딴지라디오 총수브리핑에서 그는 민주당 지지층이 열린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시민당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어준 본인의 의도가 무엇이었던 간에, 시민당vs열린당 지지자들의 아귀다툼에 김어준이 기름을 부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김어준은 뜬금없이 N번방에 연루된 정치인은 퇴출시키겠다는 미통당 의 발언에서 공작의 냄새가 진하게 난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김어준은 과거에 정봉주에 대한 폭로가 터지기 직전 '미투에서도 공작의 향기가 난다'고 주장한 바 있었죠. 김어준의 친구 중에 누군가가 N번방에 들어갔다고 '합리적 추정'해도 되는 부분이지요?
김어준은 총선 이후에 꼭 총선결과를 'K값 플랜'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방송도 한번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운동도 가관입니다. 더불어시민당은 코로나 국면에서 간호사 분들의 활약상을 선거 홍보영상으로 잘도 써먹고 계시네요.
더불어민주당의 이승천 후보는 4B 운동('비연애·비섹스·비결혼·비출산') 반대를 공식 공약으로 내걸었네요. 4B가 꼴보기 싫으면 4B를 안해도 될만한 나라를 만드는게 국회의원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정치권은 참 비정한 동네이기도 합니다. 20대 국회 미통당(자유당)의 최전방 공격수였던 이은재 의원은 비참하게 내버려졌습니다. 이의원은 미통당 행사에 참석해서 눈물을 흘리며 미통당의 위성정당을 시켜달라고 호소했답니다. 미통당 같은 거대정당에서는 미국에서 박사받고 건국대 교수를 하던 사람도 1회용 공격수로 쓰다 버리는 카드인가 봅니다.
쓰다 보니 스스로 지쳐버리네요. 얼른 총선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현재까지 결과로 보면 지금의 국회 구성에서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