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북한은 ?

북한이 남북통신선을 차단하고 남한이 남북관계 개선 기회를 날렸으며 그 댓가를 치룰것이라고 하는 한편, 한미양국에게 엄청난 안보위기감을 안겨주겠다는 협박을 했다.

지금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수십년간 한미연합연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봐온 북한이 이번에 갑자기 남북통신선을 연결한다고 해서 문재인 정권이 한미연합연습을 갑자기 중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미연합연습은 이미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8월달에 들어서 갑자기 취소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하자면 한국이나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대통령이 미국의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경우에도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결단하기는 부담스럽다.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연습을 취소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대통령보다 결코 적지 않다고 하겠다.

이런 상황을 뻔히 아는 북한이 그동안 별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8월에 들어 남북통신선을 연결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이번 남북통신선 연결을 계기로 문재인 정권이 한미연합연습을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일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어떤 계산이 숨어 있는 것일까?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은 추론의 영역에 속한다.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파악하여야 하는 것일까?
문재인 정권은 북한이 남북통신선을 연결하자 마자 호들갑을 떨었다. 난데 없는 정상회담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의 한미연합연습을 전작권전환을 위한 불가피하다고 북한을 설득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렇게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전작권 전환은 물건너 갔는데 북한에게 이번 한미연합연습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최종평가라고 한다면 그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의 이벤트를 이용해서 떨어진 지지도를 올리고 대선에 유리한 국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것 같다.

북한도 남한이 한미연합연습을 취소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그런 선물을 주려고 했는지 모른다. 문재인이 직접 결단을 내리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북한은 문재인이 처한 현실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현재 문재인은 그런 정치적 결단을 내릴 만한 위치에 있지 못하다. 특히 미국과 이해관계를 다툴 수 있는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다. 아마도 북한은 남한이 어떤 상태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일을 꾸몄는지도 모르겠다.

북한의 행동에 대해 그보다 더 설득력있는 설명은 얼마전 전연합사령관 브룩스 장군이 북한을 한미동맹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던 주장과의 연관성이다. 아마도 북한은 브룩스 장군의 주장을 미국 정부의 입장변화로 보고 응수를 타진했는지 모른다. 북한은 미국의 입장변화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한미연합연습의 실시여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에 북한은 아직 미국이 어떠한 변화를 할 준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북한이 전과다르게 이런 반응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하고 짐작케 한다.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북한과 관계변화는 북한의 몫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몫이다. 북한은 변화하고 싶다고 변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유연한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측은 한국과 미국이다.

북한문제는 남한이 절대로 나몰라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고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입장과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대선후보들 중에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분단국가에서 대통령이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안목이 남북관계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선후보들은 앙코없는 찐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