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

문재인이 3월 6일 페이스북에 미얀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올렸다. 미얀마 군경의 국민에 대한 폭력을 비난하고 아웅산 수치를 위시한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했다.

최근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 운동은 그 성격이 묘하다. 우리도 기나긴 민주화 투쟁을 했다. 당연히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느낀다. 홍콩과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우리를 매우 복잡하게 만든다.

홍콩과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은 성격이 매우 다른 것 같다. 홍콩의 민주주의는 미국의 입김이 매우 강하게 작용했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상당하게 작용한 것이다. 홍콩의 한 호텔에서 CIA 요원으로 보이는 미국 대사관 직원과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조슈아 윙의 회동이 이런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미얀마 사태는 좀 더 복잡하다. 미얀마 군부의 구데타는 중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지 않고는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 중국은 미국의 봉쇄망을 차단하기 위해 아웅산 수치 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아웅산 수치 정권이 인종탄압 문제로 서구의 비난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군부가 아웅산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아웅산 수치 정권이 무너지기가 무섭게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미국의 정치공작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홍콩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구데타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별로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주변국들은 별로 동조하지 않는다. 일본도 투자금을 생각하면서 발을 빼고 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문재인이 강력한 지지를 선언했다.

문재인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기 때문에 페이스 북에 글을 올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라기 보다는 미국의 눈치를 본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보면서 일종의 동병상린을 느낀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이토록 길게 우여곡절을 겪은 것은 한국이 냉전의 최전선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민주화 운동의 이상과 가치보다 냉전의 전선을 유지하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한국의 권위주의 정권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다.

미얀마는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의 전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주도권은 중국이 쥐고 있다. 아마도 미얀의 민주화 운동은 지난한 과정을 거칠 것 같다. 그동안 미얀마 인민들은 많은 희생을 치를 것이다.

미얀마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서구의 책임도 적지 않다. 미얀마가 로힝야 족을 탄압하자 서구가 아웅산 수치를 버렸다. 정치는 이상과 현실의 외줄타기다. 미얀마의 입장에서 로힝야 족을 그냥 둘 수 없는 입장이었다.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 족 탄압에 반대 했다면 즉각 권력을 상실했을 것이다.

당시 미얀마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로힝야 족 탄압에만 촛점을 맞췄기 때문에 아웅산 수치의 권력 기반은 급격하게 취약해졌다. 물론 거기에 아웅산 수치의 통치능력 부족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얀마 사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민주화 운동의 중심세력이 어떤 사람들인지도 잘 밝혀지지 않은 것 같다.

비록 문재인의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 선언이 미국의 눈치를 보기 위한 약삭빠른 기회주의적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