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기만의 일상화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는 지식이 인간을 도덕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신념때문이었다. 공부를 많이 하면 이성적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이성적 능력은 선악을 구분하는데 가장 크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공부좀 했다는 자들이 하는 짓을 보면서 공부가 세상을 낫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 숨쉬는 것 처럼 거짓말을 한다. 조삼모사는 애교수준이다.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홀린듯이 그런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있다. 오히려 그런 거짓말에 동조하기까지 한다.

대장동 게이트는 수익을 창출한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의 돈을 착취한 현대판 가렴주구다. 땅값 뻥튀기해서 아파트분양했다. 비싼 아파트를 산 사람은 좋다고 말할지 모르나 자신이 가진 가처분소득의 상당량을 착취당한 것이다. 비싼 아파트사느라고 자신의 누릴 수 있는 윤택한 삶을 상실한 것이다.

아파트가격이 올랐다고 기분이 좋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결국은 자신이 평생 노력해서 일군 부를 착취당한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착취도 고도화되어가고 있다.

직접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서도 인민의 고혈을 빨아갈 수 있는 방법이 수없이 많이 생긴 것이다. 피를 빨리고도 자신이 피를 빨린지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 가렴주구를 거짓말로 이리 돌리고 저리돌린다. 일은 자기가 저질러 놓고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죄를 뒤집어 씌운다. 창피하거나 미안한 줄 모른다.

국민의힘 게이트면 당연히 특검을 하자는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국민의힘 게이트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하기 위해 특검을 하자는 요구는 거부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이 백주 대낮에 버젓이 저질러지고 있다.

아무리 진보정치를 지지해왔지만 이런 몰염치와 부도덕 그리고 가렴주주까지 편들 수는 없다. 그것은 양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원래 국내정치는 안중에 없었다. 그러나 조국 이후 벌어지는 상황에 그냥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매일같이 보도되는 거짓과 기만을 보면서 왜 우리가 이런 꼴이 되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 아무말하지 않고 내 삶에 집중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냥 모르는척 물러서 있을 수 없다. 파시즘은 지식인의 무관심과 회피를 먹고 파시자랐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는 유지되어야 한다.

국가안보의 기반은 국내정치의 안정이다. 국내정치의 안정이란 인민이 정치를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인민이 정권을 믿지 못하고 정치인이 인민을 기만하면 국내정치는 혼란이 불가피하다.

가장 심각한 체제의 위기는 정치인이 거짓과 기만으로 인민을 속이고, 인민은 그런 거짓과 기만에 무감각해 질때다. 우리는 그런 순간에 직면해 있다. 거짓과 기만이 일상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어도 매일 한마디씩 남긴다. 우리 자식들이 거짓과 기만이 상식이 되는 세상에 던져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