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8(토)역사단편309. 고대사의 이해를 위한 기초2, 阴(음)

동북아시아의 고대사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상식
그 두번째 주제는 음陰(阴, Yīn)이다.

첫 번째인 양陽(阳,Yáng) 이 산의 남쪽, 강의 북쪽이니
음陰(阴, Yīn)은 산의 북쪽, 강의 남쪽에 있는 지명이다.

삼국지 魏書(위서)에 따르면,
영제靈帝(168~189)가 죽고 소제少帝가 즉위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장군 하진이 원소와 결탁하여 환관들을 제거하고자 했으나
뜻밖에도 이복동생인 '하태후'가 거절을 한다.
어쩔 수 없이, 동탁에게 연락을 해서 낙양으로 오도록 지시를 내렸는데
그 과정에서 하진이 어이없이 죽임을 당한다.
얼마후에 동탁이 낙양洛陽으로 진군하여 권력을 잡는다.

지난 글을 읽었다면,
중국사서등에 단골로 등장하는 '낙양洛陽'에 대해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다.

'낙양洛陽' 이라 했으니, 洛이라는 산의 남쪽 또는 강의 북쪽이겠구나!

낙양은 바로 洛水(낙수)의 북쪽에 세워진 도읍이었다.
지도를 본다.

현재 지도에서 낙양시를 검색하면, 위와 같다.

(1) 위쪽의 청색강은 '낙하落河[Luohe]'다
(2) 남쪽의 붉은색 강은 '이하伊河'다.
(3) 낙양이 도읍이었던 한나라 시절까지
'천하의 중심'인 '
兩河之間(양하지간, 하락지간)'으로 불리던 곳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낙양洛陽' 이 '낙하落河[Luohe]'의 남쪽에 있다.
어찌된 일인가?
간단하다. 북위와 당나라시절까지도 '낙양'은
지도에 연두색으로 그려진 타원속에 있었다.
후대에 낙양시가 확대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게된 것 뿐이다.

참고> 북위의 수도낙양은 현재의 낙양시내 偃师市(옌스시)의 낙하 북쪽이다.
당나라의 낙양은 서쪽으로 이동해서 '老城区(라오청구)'낙하 북쪽일대였다.
현재의 낙양을 근거로 과거를 생각하면 안된다.

또, 구글에서 (3)번 '양하지간兩河之間'을 검색해보면

'하간시(河间市):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의 현급시이다.'라고 나온다.

그러나,
한나라시절까지 천하의 중심이 어디였을까?
수도가 낙양인데..수도권이 중심 아닌가?
양하지간도 이동한 것이다.
수도가 현재의 북경으로 이동하면서..

다음은 오늘의 주제 '阴(음)'을 본다.

삼국지로 돌아가서, 동탁이 낙양에 진주하여 권력을 장악한후에
황제와 태후를 죽이고 새 황제를 세우니 여기저기서 반대세력이 등장했다.

하내河內태수 왕광王匡이 군사를 보내서
하양진河陽津에 주둔시켜, 동탁을 공격하려했다.
동탁은 평음平陰에서 도하하려는 듯 가짜병사들을 보내고,
비밀리에 정예병을 소평小平 북쪽에서 건너게 하여, 후방을 공격하였다.
큰 패배를 당하여 하양진 북쪽에서 거의 전원이 전사하였다.
<출처: 삼국지 위서 권6 동탁편>

이름을 보면 대강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하양진河陽津: 여기서의 '하河'는 황하일테니 황하의 북쪽이다.
평음平陰: 산의 북쪽이거나 강의 남쪽이다.

동탁의 정예병이 후방을 공격했다고 했으니 지도를 통해 보자.

좌측 자주색 타원이 '평음平陰'이다.
우측에 표기된 부분이 '하양진河陽津'이다.

기록대로 본다면, 좌측의 평음 근처에서 도강하는것처럼 주의를 끈 후에
다른 쪽으로 우회해서 후방을 공격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평음平陰'이라는 지명이 애매하다.
황하의 남쪽이니 平(평)이라는 글자의 출처가 애매하다.
산의 북쪽이지만, 황하가 더 상징적이기 때문에 모호하다.
역사기록을 살펴본다.

《수경주·하수水经注·河水》에 이르기를:
"하남 평음현平阴县은 옛 진음지晋阴地로, 음융陰戎이 거주하던 곳이다."

춘추시대, 진나라의 阴地(음지)였고, 음융陰戎이 거주했다는 기록에서
두 가지를 알 수있다.
(1)지나족이 아닌 다른종족의 영토였다는 사실.
즉, 낙양도 지금같은 의미에서의 '주'나라의 영토가 아니었다.
(2) 阴地(음지)였다.

다른 기록을 본다.

위문제魏文帝 원년元年에 평음현平陰縣을 하음현河陰縣으로 개칭하고
곡성현榖城县,평현平县 2개县을 폐지하였다.

추정하자면, 평현이 이미 있었고
황하남쪽, 어떤 산 북쪽지역인 평음현平陰縣을
조비 (曹丕)가 '하음현河陰縣'으로 고쳤다는 내용이다.
황하의 남쪽현이다.

다른 지도를 살펴본다.

평현平县, 평음平阴, 하양河陽(왕광의 군대가 몰살된곳) 이 지도에 보인다.
좌측 형광색 박스는 유명한 '함곡관'이다.
낙양이 아닌,
진秦나라의 장안을 지키던 요새다.

'평음平阴'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애매했지만,
결론은 명확하다. 황하의 남쪽에 인접했던 곳이니
결국 '하음현河陰縣'이 되었다.
지명에 '양, 음'이 붙은 곳은 언제나 강과 산을 떠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