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종루의 아름다움에 취해

송광사 종루는 매우 특별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생긴것이 + 형이다. 한옥 건물중에서 이렇게 열십자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은 송광사 종루가 유일하다고 한다.
조선 세조 때 만들어졌으나 이후 철종때인 1857년에 다시 만들어졌다. 임진왜란 때 불이 탔으니, 불탄지 250년만에 다시 세운 것이다.
철종이면 조선의 국력이 쇠해졌을 때다. 나라는 망해가는데 무슨 정신이 있어서 이렇게 멋들어진 종루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열십자 형이 잘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여기저기서 찍어보았으나 신통치가 않다.
이럴때 드론을 띄워서 위에서 내려다 보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조그마한 드론도 하나 장만해야 하나?

처마가 화려해서 어떻게 잘 찍어 보려고 이리저리 궁리를 했으나 별반 신통치는 않았다.

기와를 열십자로 엮으려니 묘한 기하학적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사람들이 소금에 절여진 배추처럼 퍼져있었다.
송광사에 또 다시 언제 오랴하는 심정으로 한동한 구석진 곳에 앉아서 바라보았다.
내 의식에 들어오지 않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많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같은 시간을 살더라도 많은 경험을 하면 그 만큼 더 오래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힘이 될때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어야 하는 법이다.

아름다움도 어떻게 보고 느끼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 하루도 내 의식속에 잘 간직되었으면 좋겠다.
기억이 오래 남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내 의식의 저편 무의식의 어디 한쪽에 지금의 행복함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