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과 이재명의 선거운동을 보며-

in hive-155234 •  4 years ago 
  1.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6월 25일 송영길의 폭거로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젠 슬슬 한달이 다 되간다. 경선레이스의 1/3쯤 지나갔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연기가 안됐으면 말이다. 코로나로 경선일정이 10월로 연장되면서 경선은 1/4쯤 지나게 되었다. 이 관련 글은 따로 판다.
  2. 경선이 진행되면서 확실히 보이는 것은 전체적으로는 이재명vs윤석열의 양강구도에서 (이재명vs이낙연)vs윤석열의 3강구도로 재편되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과 아이들의 구도에서 이재명vs이낙연의 2강구도, 그리고 사실상 이낙연과 아이들의 구도로 재편되는 중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데, 이렇게 추정하는 이유는 예비경선 찌라시 때문이다. 전직 5선 이석현이 인정한 데로 나왔을텐데 그러면 권리당원 여론조사에선 이낙연이 이겼을 공산이 크다. 예비경선 이후 여론조사에서 나온 수치가 예비경선에서도 비슷하게 나왔으면 권리당원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는 계산이 서니까.
  3. 사실 권리당원 여론조사는 한번 보고싶다. 민주당지지층이나 일반여론조사야 진짜 넘치도록 보지만 표본수 1200을 채운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그 자체로 레어한 것이니까. 민주당 권리당원이면 돈을 얼마씩 낸다는 측면에서 정치 초고관여층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렇기에 정치적 식견이 다른 계층에 비해 많을 가능성이 높은데, 파도의 진앙지는 아마 여기일 것이다. 네번의 토론을 전부 말아먹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4. 이후 이낙연 선거캠프는 솔직히 선거의 왕도를 걷고 있다. 후보는 밑바닥 민심을 청취하고 하나라도 자신을 뽑아줄 사람을 포섭하며, 긍정적인 메세지를 중심으로 던지며 본인이 이슈를 만들어내려하지 않는다. 그러면 상대캠프와 싸우고 공격적인 메세지를 내는 것은 바로 캠프에서 한다. 배재정, 윤영찬, 신경민, 박광온은 모두 언론인이며, 한 단어로 프레임을 형성시키는데 능숙하다. 신경민의 이길동, 박광온의 도정농단은 짧은 단어로 이재명에게 허위와 무능프레임을 씌우기 족하다.
  5. 그리고 윤석열의 연이은 삽질도 굉장히 크게 작동하였다. 윤석열의 지지층은 굉장히 연성지지층이다. 그런데 어차피 문재인대통령은 임기끝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 그렇다면 대통령으로서의 비전을 그릴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데 윤석열은 그 역량이 조금도 없음을 한달동안 여실히 드러냈다.
  6. 그렇게 떨어져 나간 지지층은 이낙연에게로 많이 갔다. 그리고 이낙연은 이준석 이후로 양당이 비워놨던 2030여성층을 타켓으로 하여 준비한 정책을 풀었다. 물론 남성들의 경우도 셧다운제폐지를 언급하고 게임을 하는 등의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니까 이재명은 싫지만 그렇다고 이낙연인가?라고 하는 중도층 여성의 지지를 끌어들인 것이다. 이 작업은 그렇게까지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재명을 지지하기에는 너무 흉흉했고 윤석열을 지지하기에는 마뜩치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낙연의 행보는 신뢰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 타겟을 양강구도에서 떨어져 나간 관망층을 포섭한 것이다.
  7. 그리고 사실상 공표된거나 다름없는 예비경선의 결과는 이재명 대세론의 붕괴를 야기한다. 즉 이길 수 있는 후보로 포장된 이재명의 도금이 벗겨지고, 불안감이 생겼으며, 그 빈자리를 전 전남도지사 이낙연이 공략하는 중이다. 호남의 인구수는 한국의 10%남짓하지만 민주당선거에서는 다르다. 권리당원만 전체의 25%이상 차지하고 일반당원은 아마 그것 이상으로 많을 것이다. 호남=민주당인 시절이 40년이다.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대세론이 붕괴하면 더이상 될사람 이재명을 지지할 필요는 없어진다. 오히려 김대중에 이은 호남대통령이 더 부각되는 것이다. 물론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8. 그 결과가 어제나온 무등일보여론조사이다. 전남,광주합쳐서 이제 이낙연이 이재명을 9%이상 따돌렸는데, 이 추이라면 전남, 광주에선 실제로 표를 까면 이낙연이 절반 이상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전남에서는 60, 광주에서는 50쯤 나올것 같은데 어떨지는 모르겠다.
  9. 즉 후보와 캠프가 역할을 나누어 후보는 무주공산이었던 계층과, 이제 자신이 수월하게 가져올 수 있는 지역적 기반을 가져오는데 성공했고, 캠프는 상대후보의 마타도어와 부정행위에 대항하는데 치중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관된 메시지와 공약을 주었고 전략이 대대적으로 수정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장기적 플랜에 맞추어 가는 중이라 보인다.
  10. 그렇다면 이재명은? 이재명은 언론에 노출이 되면 될수록 여성표는 끌어올 수가 없다. 사실 남성보다 태도나 언행을 더 보는게 여성인데 태도도 개차반이고 언행도 천박하게 그지없다. 서민의 언어 운운하는데 조폭의 언어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재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11. 이재명의 캐치프라이즈는 '이재명은 합니다.'이다. 목적은 없지만 이 것은 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게, 이재명이 인기를 끈 이유는 바로 추진력과 실행력이기 때문이다. 뭐든 이뤄낼 것 같은 사람. 그게 이재명인 것이다. 문재인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도 문재인대통령이 절차나 방식이야기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에게 이재명은 좋은 보완재처럼 느껴진다. 이낙연은 그 정반대라서 싫어하고. 물론 나는 이재명이 저렇기에 위험하다고 느껴지지만 이런사람도 있고 저런사람도 있는거지.
  12.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열광적 지지층도 있고, 경선통과하면 민주당지지자(문파 아님)도 찍어줄 것이니 1:1구도에서 싸움은 되지만 중도층을 끌어들여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은 안든다. 그렇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완하자. 분노조절장애같은 모습을 보이지 말자는게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지율이 높으니 그것으로 찍어 누르면 되겠지.
  13. 하지만 이재명이 간과한 것은 이 선거의 본질이 정치초고관여자들이 투표하는 당내경선이라는 것이었다. 즉 지지율에 취한 것으로 볼수 밖에 없는데, 민주당지지자들의 토론 눈높이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다. 그런 유권자들 앞에서 겨우 예비경선 4번에 밑천까지 털리고 본인의 천박함까지 다 드러낸 것이다.
  14. 이 토론 후 이재명의 지지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3040이 주류로 남았고 20이나 60, 그리고 호남은 이낙연에게 갔다. 윈지코리아 기준으로 이낙연에게 간 지지층이 이재명을 40%만 찍고 그 반대는 70%나 되는 이유가 여기있다. 이낙연 지지층에게 이재명은 최악이라는 이미지이지만, 이재명 지지층에게 이낙연은 차선책쯤 되는 것이다. 그래 우리 당으로 나왔으니 찍어는 주지 이런 것이다. 김어준은 이 현상에 작세운운하는데 그냥 이재명이 생리적으로 못받아들일 만큼 더럽기 때문이다.
  15.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은 3040이 자신에게 열광했던 이른바 '사이다'모드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후의 행보는 아리송하다. 본인은 계속적으로 반문행보를 걸어왔지만 방역점검이후로 문대통령이 챙겨줬다는 이른바 친문행보를 하고, 또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세우다가 이제는 제1공약을 공정성장이라고 하는 행보를 보인다. 즉 누구를 잡으려는 목적이 모호하고, 전략적 일관성이 전혀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이다. 토론을 도망친 후 팟캐와 유튜브, 즉 자신이 친구비를 먹인 이들 곁에서 일부 지지자들의 마음을 다시 얻어봤자 공중파 토론에서 작살나면 아무의미 없는 것이다.
  16. 급기야 오늘에 이르러서는 이재용 가석방을 논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3040이 열광하던 이재명의 모습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캠프의 전략이 완전히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도지사는 선거운동에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사이다면 사이다고 국밥이면 국밥이지 사이다 넣은 국밥은 그냥 음식쓰레기인 것이다.
  17. 그리고 이낙연캠프와는 달리 이재명캠프는 대변인이 무려 6~7명에 달하지만 그 대변인들이 말하는 것은 거의 없고 후보 스스로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를 한다. 당장에는 좋을 수 있지만 네거티브나 마타도어는 리스크가 확실하다. 이낙연캠프에서 검증을 제기하는 것도, 사실 검증과 네거티브가 쉽게 구별되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리스크를 캠프에서 지는 것이고, 그러나 이재명은 그 리스크를 본인이 진다. 박정희 찬양 운운도 영호남 화합의 차원에서 나온 맥락을 거세하고 본인이 사실상 네거티브를 했는데, 화합이 아니라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이라는 프레임을 후보에게 직접 씌울 수 있는 것이다.
  18. 그러면 왜이리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일까? 심지어 당대표도 개처럼 끌고 다니면서 말이다.
    일단 첫째로는 본인의 역량부족이다. 전에 말했듯이 이재명의 역량과 커리어는 민주당 9명후보중 최약체이다. 특히 국회의원커리어가 없다보니 중앙 정계에서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게 티가 난다. 관료를 6개월 만에 제압한다고? 개도 웃을 소리이다. 그리고 컨설팅을 해줘도 말을 안들을 가능성이 높다. 이낙연후보는 정운현교수가 가장 무섭다고 했는데, 이재명에게 그런 사람이 있을까? 그 비슷한 역할을 아마 정성호가 했겠지만 돌림빵으로 사망하셔서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디 드럼통으로 굴러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19. 둘째로는 캠프의 사람은 많지만 정작 계파가 복잡하고 이익결사체같은 모습을 보여 캠프가 일은 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는 점이다. 단적으로 김남국밖에 안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계파만 해도 우원식의 민평련, 정성호의 친이재명, 조정식의 이해찬계, 초선적, 여성계등 당내싸움은 잘하지만 선거는 패귀들인 인간들만 득시글하다. 오늘 또 성남식구파라는 친위대같은 것도 있다고 들었으니 그 안은 얼마나 복잡할까? 처음에는 이해찬계가 잡은것 같지만 이재는 정성호가 잡은것 같은데 그 내밀한 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 전략의 난맥상에는 아마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20. 셋째로는 문재인대통령때문이다. 본래 LH터트리고 재보궐 망하면 자신이 대세론으로 권력을 잡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놈의 대통령(국정수행)지지율은 30후반대에서 지금은 45%를 마크하는 전대미문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냥 순수한 호감도면 더 높을 수도 있다;;;;)대통령이 레임덕이면 180석 여당의 힘으로 대통령을 탈당시키고 돈을 뿌려 대통령이 되면 된다는 계획이었을텐데, 아마 내 예상이면 대통령 지지율은 북한과 미국이 정상화되고 백신으로 집단면역각이 생기면 50%는 가뿐히 넘길 것이다. 이철희가 임기말 40%대통령에게 개기면 누구도 대통령 못된다고 하는 게 이 때문이다. 이러한 괴현상으로 인해 대대적인 전략수정이 불가피했기에 지금의 친문반문을 오락가락하는 이상한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통령의 시그널은 이낙연에게 가있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도 이번 방일문제에서 이낙연후보가 안가는게 맞다고 한 후 40분만에 안간다고 한 것은 이 사람이 내 마음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채야한다. 대통령은 철저하게 '선거중립'을 지킬 것이다. 그렇기에 재난지원금문제에 있어서도 여당에게 유리한 일도 안할 것이다. 그것이 중립이니까. 민주당은 집권야당이다. 사실상. 이는 이재명이 후보로 뽑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1. 이재명에게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와 셋째는 솔직히 방법이 아예 없는거는 아닌데, 본인의 역량부족은 어떻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 명'의 사람을 뽑는 대선에서 후보 개인의 자질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 자질에 대한 검증을 토론을 회피함으로 피해가려는 게 너무 보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끌려나올 것이고, 그때마다 지지율은 살살 녹을 것이다.
    대선에서는 한 인간을 모조리 까발리는 작업이 진행되고 그 작업을 한국의 60~70%의 인간들이 지켜본다. 도덕성, 역량, 가족, 인품 등등. 그 모든 것이 일반적인 유권자보다 못한 인간이 나온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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