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놈/cjsdns

in hive-160196 •  3 years ago 

야속한 놈/cjsdns

아침식사를 하는데 전화가 울린다.
작은놈이다.

남들 자식은 어떤지 모르나 아쉬운 것이 있어야 전화를 하는 신인류 그룹에 속해있는 우리 집 애들은 목소리라도 들어 보려면 우리가 먼저 전화를 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란 제법 긴 세월을 함께한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두식구가 살다 보니 아니 부모님과 같이 생활하니 네 식구다. 누구 말처럼 아이들 보기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넷이 사는 집이다 보니 많이 적적하다.

물론 자식들보다 가까이하는 컴이 있으니 스팀이 있으니 애터미와 스팀 짱이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야속할 정도로 한주 내내 소식들이 없을 때는 웬일인가 하고 우리가 먼저 전화를 하게 된다.

그런데 아침 일찍 걸려온 전화가 아들 전화라니 웬일인가 싶었다.
혹시 세금 문제로 전화를 했나 싶어 뭔 일이 있니 하니 느닷없는, 듣기에 생뚱맞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반가운 이야기를 한다.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아니고 설악 집에다 암호 화폐 채굴장을 차리고 싶단다.
순간 드는 생각이 이놈아 이제 관심이 가니 하는 생각에 어쩐 일로 암호화폐 채굴을 생각하니 하고 물으니 나도 잘 아는 아들놈 친구 얘기를 하면서 채굴이 괜찮다며 권하기에 해보려 한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에이, 이놈아 이제 좀 관심이 가니? 5년 전부터 그렇게 관심을 가져보라며 권해도 이런 핑계 저런 이유를 대면서 안 하고 심지어 스팀에서 활동을 해보라 해도 펄쩍 뛰더니 이제서 암호화폐 채굴을 한다고 하니, 그래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니 고맙기는 하다, 그런데 설악 집은 비어 있는 집이니 이왕이면 이곳에다 하려무나, 진작 했으면 사료 공장을 임대하는 게 아니라 채굴 공장으로 꾸몄으면 더 좋았을 것을 어이되었든 이제라도 관심 가져주니 고맙다, 잘해봐라 했다.

다행은 다행이다.
큰 놈은 이제 스팀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작은놈은 암호 화폐 채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가 다행이라고 하는 것은 관심 좀 가져 보라고 수없이 이야기를 해도 관심이 없던 놈들이 이제 관심을 가져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하라고 해서 하면 모든 비용을 내가 다 대주면서 해도 이런 꼴 저런 꼴을 봐야 하는데 자기들이 하겠다고 해서 하면 자기들이 자기들 돈을 가지고 하니 돈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하고 잘할 것이란 생각이다.

경험상으로 보면 아무리 자식이 사랑스러워도 앞장서서 뭔가 해보라고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다.
물론 재벌쯤 되면 후계 교육을 통해서 하면 되지만 우리같은 일반 시민들은 괜히 자식을 위한답시고 너희는 우리처럼 나처럼 고생하지 말고 잘 살아 봐라 하고 뭔가를 해줘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보다는 자기들 의지가 아니었다며 등한시하면 그거 정말 열폭하게 되는 일이다.
하여 자식은 자식이고 나는 나다, 알아서 독립해라 그렇게 해놓고 정말 뭔가 간절하게 갈구할 때 조금 도와주는 게 그게 고마운 일이다. 앞장서서 미리 멍석 깔아주면 정말 하던것도 안하게 되고 오히려 성취욕구도 없고 세상이 다 저절로 되는것으로 착각을 하게 된다.

여하튼 관심을 가져주니 고맙기는 하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트렌드 중에 분명 암호화폐가 중심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그간 전혀 관심들이 없던 녀석들이 관심을 가져주니 세상의 바뀜이 암호화폐 세상이 더 역동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야속하기만 한 놈들이 이제 자랑스러운 놈들로 변화를 할지 모르겠다는 시기상조인 기대가 조금 생긴다.
자식들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은 것을 물려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희망이 조금 커가는 아침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물려주고 싶다 한 것이 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 1퍼센트 상승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뭔데 그래요? 그게 뭐예요? 하는 분들 있을 수 있다.
그게 뭘까요?

내가 들어 내놓고 이야기를 한두 번, 아니 자주 했을 것 같다.
그게 뭘까요?

이하 생략하고
아시는 분은 댓글로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1/07/2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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