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인연/cjsdns

오늘 아침에는 걷는 코스를 바꿨다.
어제 설치한 시화작품이 제대로 잘 있는가 확인도 할 겸 1979 공원으로 갔다.

1979 공원은 구 청평 역사 자리에 조성한 공원으로 70 연대 80 연대 강변가요제 열풍을 그리워하며 재현해보고자 하는 의미의 콘셉트를 담았다.

당시 나는 3년 세월은 양구에서 군 복무에 충실했고 79년 초 전역을 한 뒤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기 바빠 사실 티브이에서 방송하던 강변 가요제를 봤을 뿐 그게 청평에서 하는 것도 몰랐다.

여하간 가평군에서는 그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게 있고 시대가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월이 되니 시골 동네지만 문화 예술로 지역 활성화를 꾀하려는 모습이 보이며 많은 예산이 관련 시설을 만드는데 쓰이고 있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모든 게 그렇지만 이 부분도 긍정적 이기는 하나 부정적인 면도 많다.
하드웨어가 좋다고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생기는 게 아니다.
그러나 당장에 보이는 건 껍데기가 우선이니 행정이 많이 그쪽으로 치우쳐 보이는데 여러 문제는 시간이 가면서 해결이 될 거 같다. 매월 매주 공원에서 크고 작은 문화 행사가 이루어지는 걸 보면 뭐가 돼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크게 관심을 가지고 여러 지인들과 참여를 하고 있다.

어제 설치한 시화도 그 일환이며 살펴보니 모두 잘 있다. 김성호 작가의 시화만이 좀 삐뚤어지게 걸려있어 제대로 고쳐 걸고 근처에 500년 가까이된 청평에 명물 느티나무로 가서 한 바퀴 돌았다.

엊그제 서울서 지인이 왔을 때 느티나무 단풍이 좋으니 가보자며 모시고 와 정자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기로 되어있고 열심히 원고를 외웠다기에 여기서 한번 해보세요 했더니 정자 아래 의자에 앉아있던 젊은 연인을 부담스러워하는 거 같기에 양해를 구하고 시연을 하는데 깜짝 놀랐다.

그냥 외운 것이 아니라 동화 속에 상황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이야기하듯 영어로 말하는데 다 알아듣지 못하는 나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듣고 있던 젊은 친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그래서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것도 인연이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까워지다 보니 그들이 가지고 있던 DSLR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고 나도 카메라를 메고 다니던 시절이 생각나서 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달라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어 사진도 찍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연락처도 주고받는 인연이 되었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들의 행복 행운을 빈다.

2022/10/28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