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다.

in hive-160196 •  2 years ago 

눈이 내렸다./cjsdns

일어나 보니 눈이 제법 내렸다.
습기를 잔뜩 먹은 눈이 10센티까지는 아니라도 5센티는 훨씬 넘어 보였다.
망설인다.
뭘 먼저 해야지...?

오후에 성남을 가야 하기에 바쁜 날인데 눈까지 내렸다.
눈을 먼저 치워야 하나 걷기를 하고 들어와 치워야 하나를 망설이다 눈을 먼저 치우기로 했다.
주차장 출입구 눈부터 치우고 혹시라도 또 지붕 위쪽 눈이 먼저 녹아 흘러내려 덧대어 씌운 응달인 아래쪽 지붕에 눈이 미처 녹지 못하면 댐 현상이 생겨서 역류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학원이 입주해 있는 건물 옥상에 눈을 치웠다.

이른 아침 지붕에 올라가 눈을 치우려니 한심한 생각도 들기도 하고 공사 업자들이 야속하기도 하다. 이런 것 예상을 하고 감독을 철저히 했어야 하는데 그저 괜찮다는 말에 괜찮을지 알았는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합작을 하나 예상 못한 낭패를 정초에 보게 되었는데 누구를 탓하기보다 내가 잘못했지 싶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물은 어떤 이유로든지 가고자 하는 길이 막히면 기다렸다가 스스로 갈길을 알아서 찾아간다는 사실이다. 건물에 비가 새는 경우를 보면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설마 아니겠지 하는 그 이유를 보기 좋게 넘어가며 나 이런 능력의 소유자야 하며 제길을 찾아간다.
그런데 그 길이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데 그 또한 물에게 책임을 물어 왜 그랬어할게 아니라 설마나 방관 혹은 미루다가 낭패를 보는 것이다.

여하튼 주차장 들고나는 입구 눈을 치우고 학원건물 지붕에 눈 치우고 운동장으로 걸어가는데 카페 건물 앞에도 눈이 그대로 있다. 카페 영업은 일찍 하는데 눈은 치우지 않았다. 하여 다시 돌아가서 넉가래와 싸리빗자루를 가지고 와서 눈을 치웠다. 여기까지 눈을 치우고 공원 쪽으로 가니 광장 부동산 사장이 넉가래를 가지고 자기네 부동산 사무실로 오길래 같이 눈을 치워 주웠다.

지난해 딸이 공인중개사 합격을 해서 같이 운영을 하게 되어 한껏 고무되어 있는 집이다.
젊은 친구가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을 취득 부모랑 같이 부동산을 운영하게 되어 실장인 엄마가 신바람이 났다.
그간은 남의 자격증을 걸고 동업을 했는데 이젠 딸과 하게 되었으니 남 부러울 게 없는 복이 터진 집으로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된다.

광장 부동산 눈까지 같이 치우고 시계탑엘가니 눈이 푹푹 빠진다.
오늘 운동장 까지는 안 되겠고 이곳 눈이라도 걷기 좋게 치우자 하고 또 열심히 치웠다.
시계탑 주변 눈을 치우고 느티나무에 가서 늘 하던 대로 느티나무를 돌아 걷는데 너무 힘이 들고 배가 고파서 느티나무만 돌고 그냥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몇 바퀴 돌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 오늘이 7일이니 일곱 바퀴만 돌고 가자 하고는 열심히 일곱 바퀴를 돌고 집으로 오는데 너무 기운이 없다.
눈 치우기에 넉다운이 된 기분이다.
들어오면서 하는 생각이 오늘은 아무래도 다른 때처럼 걷기를 하기는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 좀 덜 걸으면 어때 눈치 우느라 걷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거 같은데 그만하면 됐어하며 집으로 들어섰다.

눈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낭만이다.
그러나 그 낭만이 점점 왠지 거리가 멀어지는 거 같다.
이젠, 눈이 온다고 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걱정부터 하게 된다.
결코 낭만이 아닌 눈이 되었다.
눈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똑같은 마음으로 내리는데 사람들이 변하거나 환경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
눈을 원망하게 된다.
눈의 잘못은 절대 아닌데 말이다.

해서 나는 눈이 내리는 건 축복이 하늘에서 내리는 거란 생각을 한다.
그리 생각하면 눈을 걱정할 필요는 줄어든다.
오늘 사방천지에 축복이 가득하게 내렸다.
이리 맘먹으니 이 글을 쓰며 내다보는 창밖 설경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감사합니다.

2023/01/07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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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등산하는데 절에서 나온 이들. 산림청직원 다들 엔진 송풍기로 눈 치느라 온 산이 엔진 소리 였어요ㅎ

그 눈이 역대급으로 가뭄이 심한 호남 지방에 주로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요. ....

like bro, good